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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스토리는 다 씹어 먹은듯한 막장 주의.

캐붕.유혈주의.

맞춤법 검사기 안 돌렸습니다.






카라마츠는 부드럽게 눈을 떴다.


"나는,"


이제까지의 카라마츠 중에서 가장 좋은 표정을 짓고,

그렇기에 더 솔직하고 쓸쓸한 표정으로 카라마츠는 말했다.


"나는, 사랑받고 싶었던거야."



그 눈은 투명한 듯 맑았고

탁함은 없이 또 우울을 담고있었다.



"그래서 바랬던 거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사랑을."



고개를 숙였다가 목발을 꾹 쥐고,

이때까지의 싸이코패스를 가두고

몇번 호흡을 하고 다시,


"그리고 깨닫지도 못하고 더 깊이 들어갔어.

되돌릴 수 없는 곳까지 갔을지도 몰라."



숨을 짓무르고 무겁게 또 붕 뜬듯 말하는

카라마츠를

오소마츠는 가만히 응시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 오소마츠를 부축하고 있는 토도마츠도,

그 옆에 선 쵸로마츠 조차

카라마츠의 말 끝을 침착하게 기다려 주었다.


"그렇기에 나는 보지 못했어.

단지 내 감정에 미쳐서...

아무것도.

...오소마츠...형의 말이 맞았어.

이해할 수 없었어.

아무것도.


하지만..지금은, 지금은."



시선을 옮겨 쵸로마츠를 바라보는 카라마츠.


어둠에서 빛을 등지고,

자신을 바라보는 눈에 쵸로마츠는

부드럽게 눈매를 누그러트리고

웃어주었다.


카라마츠는 그것을 보고 더 우울한 빛을 내며 입을 열었다.



"지금은 쵸로마츠, 네가 해줬던 말에 담긴 감정을 안다.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는것을.


오히려, 당사자가 아니었던 오소마츠 형이 네 말의 감정을 더 잘 알고 있던 모순..


그리고..토도마츠,"



"----"



"노력해줬던 너도..

그때, 네가 나에게 한 말들도

다 무슨 뜻이었는지..

내가 얼마나 바보 같은 말을 했는지..."



'토도마츠--'


툭툭.



"....이제 됐어. 나도 미안. 떠밀어서."



"그리고..."



"쥬시마츠으~이치마츠?이제 들어와도 된다구?


카라마츠가 할 말 있대~"



끼익--



"쥬시마츠,!"



"카, 0카라마츠형아...."




말끔한 눈.

역시 이제까지의 카라마츠다.

이 '전'의 쥬시마츠가 두려워했던 카라마츠가 아닌

방금 전까지의 따스하고 다정한 원래의 차남.


쥬시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무리가 가지 않을정도로

다가가서 살짝 카라마츠를 끌어안았다.


어딘가가 지독한것 처럼 보여도

아까처럼 살기는 없는 이 공간에서

쥬시마츠는 겨우 미소를 되찾을수 있었다.


그러나 그 미소에서도 눈에 띄는

짓물린 눈가.


그것에 할 말이 많아보이는듯 이치마츠는 토도마츠를 쏘아보았다.

그 사이를 여유롭게 오소마츠가 막아서고,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쵸로마츠는

서로를 끌어안고 행복해보이는

카라마츠와 쥬시마츠를 흐뭇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쥬시마츠 미안했다. 무섭게 만들어 버렸지."


"으으응!나, 카라마츠 형아 엄청 좋아.

무서웠지만...

지금은 상냥한 내 형이야.

다신 어디 가지마...."


"응, 약속할게..쥬시마츠.."



쥬시마츠를 끌어안아 토닥이고 이내 카라마츠가 향한 곳은

이치마츠의 발끝.

망설이는 카라마츠의 시선을 눈치채고 등을 떠미는것은 쥬시마츠의 두 팔.


"이치마츠 형아!"


가만히 이치마츠를 부르는 쥬시마츠와,


"...쥬시마츠."


"...이치마츠,"


조용히 이치마츠를 부르는 카라마츠.


"...."



"그...이치마츠, 내가,"



"잘못했다."


"--"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그딴 역겨운 교과서 발언 할거면 안들어.

함부로 사과하지마. 쿠소마츠."


"읏...응.."


"하지만...."


"....?"


"싸이코패스 새끼가 아니라...카라마츠 '형'의 발언이라면..

들어주긴 할테니까

알아서 해."



"이치마츠--!!"



아아, 예전의 카라마츠다.

잃기 전의 카라마츠.

우리들이 버리기 전,

우리들이 그에게 심한짓을 하기전의 카라마츠다.

그리고 어쩌면 그 뒤로 더 어린 카라마츠도 함께 웃고 있을지도 몰라.

오소마츠는 슬며시 토도마츠의 등을 쓸어주고

저들 사이로 밀었다.

얼떨결에 떠밀린 토도마츠에게

쵸로마츠가 가볍게 꿀밤을 먹이고 카라마츠에게로 밀어 붙이자

토도마츠는 분위기에 눌려 억지로 사과의 말을

한번 더 뱉어내었다.


카라마츠의 마지막 망설임이 보였던 오소마츠는

쓰다듬어 줄수 있는 손을 가지지 못한 자신을 가볍게 원망하며

혼자서는 걸을수도 없는 몸을 끌고

카라마츠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마지막, 아주 작게 남아있던

카라마츠의 망설임을 부드럽게 풀어내었다.


"카라마츠, 넌 변하지 않아도 괜찮았던거야.

우린 카라마츠 '형'이나 오자키처럼 멋있는 카라마츠가 아닌,

카라마츠 그 자체를 좋아하니까."


그리고, 이제부턴 네가 그걸 잘 느낄 수 있도록 할거니까.


그렇게 말하며 웃는 오소마츠의 미소는

더는 카라마츠에게 증오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 동경했던 따스한 형의 미소였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게 있다면

그 얼굴에 물든 피.

한쪽눈은 붕대로 감겨있고

대충 닦아 남아있는 핏자국은 아까 자신이 목발을 던져 남긴 상처였다.

잘려나간 손목도, 피가 뚝뚝 흐르는 손바닥과 발목도.

카라마츠는 그 죄책감에,

돌아오자 마자 느껴지는 자신의 잘못에

숨이 멎을것만 같았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그 미소는 밤의 어둠에도

덧씌워진 붕대에도 얼룩진 피에도 구애받지 않고

환하게 피어올랐다.


"뭘 그렇게 죽을듯한 얼굴 하고 있어~

나 너한테 미안하지만,

그거랑 별개로 내 휠체어 너한테 밀게 할거니까?"


"오소마츠 형,"


"그러니까--그렇게 심각한 표정하지마.

카라마츠."


그 모습에 카라마츠는 할 말을 잃어버려

고개를 숙이고

카라마츠를 부축하고 있던 쵸로마츠는 작게 한숨 쉬었다.


그리고...

아주 잠깐,

순간처럼 오소마츠의 표정을 스쳐간 우울을 보고 이치마츠는

가만히 마음속에서 하나의 결단을 내렸다.


저 눈은 언제나 텅 비어있다.

빛날때는 오직 형제들 앞이다.

그것을 모르는 척 하는것이 이치마츠의 배려였다.

오소마츠의 입버릇은 장남이니까,였고

자신에게 했던 말도 그것이었다.

우리들이 짊어지게 한 장남의 무개는 잊지 않는다고.


그리고

오소마츠형의 시선은 항상 기분을 알 수 없는 시선이었다.

한숨을 짓고싶게 만드는,

가라앉아도 가라앉아도

끝없는 늪같은.


그러니까 결국 오소마츠는 자신이 장남이란것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닐까.

사실은 가장 텅 비어있는것은 저 사람이 아닐까.

방금전 오소마츠의 말을 듣고

이치마츠 역시 깨달은것이 있었다.

침묵해서는 안되는 무언가였고

또 누군가는 말해야 할것 같은 그런 말.


위태롭게 서있는 피범벅의 장남에게

조심스래 다가간 이치마츠는 그의 소매자락을 붙잡았다.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치마츠에게선 좀 처럼 볼 수 없는

애교 섞인듯한 행동에 오소마츠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이럴때 마스크가 필요한건데,

라고 중얼거리며

이치마츠는 씹듯이, 반쯤 짓물린 그 말을,

그래서 더 진득한 말을 차근차근 내뱉었다.


"너도.."

"응?이치마츠 왜?"


"너도..그대로 인 편이..오소마츠인편이, 좋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이치마츠는

빠르게 카라마츠와 다른 형제쪽으로 걸어갔다.

어둠에 섞여 누구도, 본인 조차 몰랐지만

이치마츠의 귀는 새빨갛게 달아올라있다.

오소마츠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 눈은 이치마츠가 걱정했던

쭉 마음에 걸려하던 텅빈, 어둠이 찰랑거리는 눈이었다.



"아아, 고마워 이치마츠."



그치만 이미 늦었어.아주 아주 늦었어.

동생들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카라마츠가 들어와 완전해진 다섯명사이로

비실비실 웃음을 지으면서,

그 모습이 이질적이면서도 여섯명이 꽉 엇물린듯해 안정감있게도 보였다.

웃고, 우는 동생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오소마츠는 웃는쪽을 선택하고

우선 앞에 있단 이유만으로 토도마츠에게 엉겨붙었다.

쓸쓸한 웃음따위는 쓰레기통에나 쳐박아 두고

오소마츠는 그저 겉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괜찮은거야.

그야--

나는 정상이잖아?

그러나 그렇게 입가에 지은 미소는 지독한 허공과도 같다.





장형시리즈 The end




===

짧은 외전.



"거봐 돌아온다고 했지?쵸로마츠?"


"응..그렇내,정말이야."


"이치마츠도.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했잖아.

어리광은 3번까지.

정확하지?"


"....."


"쥬시마츠,형아 믿은 보람 있지?"


"응..!!!"


"토도마츠--너 잘 하긴 했지만

넌 장남 아니라고?

구멍 투성이야.

나중에 훈계할거지만--

우선 이리와.

이 피범벅 손으로 쓰다듬어 주마!"


"싫어--피라니 더럽고,그것보다 상처 그렇게 심한데 어떻게 서있는거야.

빨리 응급실가자?"


"아아--그전에 잠깐만~

너희 먼저 내려가 있어?응?"


"오소마츠형 또 무슨"


"왜 형아말 아무도 안들어주는거야--

카라마츠랑 1분만 얘기할태니까?


응?"


"...가자,쵸로마츠형."


"믿을수가 있어야지.."


"..쥬시마츠형,"


"아 토도마츠 넌 쥬시마츠한태 손대지 마라.

울리면 자살이라고 했던 주제에."



"그..그건!!"



왁왁, 제각기의 말을 뱉으며 그럼에도

오소마츠 말을 따라 동생들이 사라지면

오소마츠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여 카라마츠의 후드 주머니를 뒤졌다.


"오소마츠?!"


"...이건 버리자.전부 괴로워질 뿐이야."


"하지만..그게 있으면,"


"너 바보 아냐?이미 뽑은 눈은 끼워넣어도

아무것도 볼수 없어."


"읏--"


"카라마츠--"



툭.


"널 탓하는게 아냐.날 탓하고 있는것뿐.

..집에 가면, 손목도 버리는 거다?"


"...."


"차남씨,대답."


"그걸로 괜찮은건가,"


"카라마츠--"


슥--


"정말 좋아하니까.아무걱정 하지마.

이제 쭉 사랑받는 일만 남았어 카라마츠.

이젠 나를 믿지?"


"...오소마츠,"


"고마워,카라마츠."



휙--

...챙강---


갑작스런 추락에도 후드의 주머니에서 버티고 있던

오소마츠의 눈이 담긴 병은

오소마츠의 손에 의해

옥상 아래로 던져저 산산조각이 났다.


오소마츠는 느긋하게 웃으며

카라마츠에게 기대었다.

지독한 피비린내가 났다.


"카라마츠,형아 못움직이겠어."



살짝 무개를 실어 기댄탓에 목발이 미끄러져 넘어질뻔 한것을 겨우 추스르고

카라마츠는 작게 한숨을 쉬며

깁스한 팔에 목발을 끼워 넣고

멀쩡한 팔로 오소마츠를 부축했다.


"이만 집에 돌아가자,카라마츠."



"....아아,"




REAL END.

그 후로 이따이 말투도 동생 지극 정성도 가져다 버리고

그저 평범한 카라마츠로 살게 된 카라마츠와,

카라마츠의 고집으로 버려지지 않고

다시 오소마츠에게로 돌아간 오소마츠의 손목.

보존상태가 좋았던 탓에


다시 붙은 손목을 멍하니 처다보며,

당분간 병원 신세를 지게된 장남.

이후 차남에게 전력으로 사랑을 줄수있기 된

쥬시마츠와 쵸로마츠.


토도마츠와 단둘이 시간을 가지고 토도마츠를 천천히 달래주었던 오소마츠.

사건의 끝.

원만한 해결 .


+)

이 부분에서 으으응! 부분은 부정형입니다.

'아니다'라는 뜻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저 으으응!이 사투리라고 풍문으로 들어서 함께 첨부 합니다.

마지막까지 이런 소설이라,

죄송합니다.
Posted by 사사리엘
, |

캐붕,막장,유혈,질질끌기 주의.

 

쥬시마츠가 어린아이느낌.

카라마츠 사변기반.

 

무엇이든 괜찮으신분만 부디.

 

(맞춤법 검사기 안 돌렸습니다.)

 

====

 

 

토도마츠의 눈에 점차 다른감정이 젖어가는것이 보였다.

 

성급히 입이 열리고 토도마츠는 겨우 말을 자아내었다.

 

"아,아냐...쥬시마츠형 난 쥬시마츠형 한태 한 말이 아닌,"

 

그리고 토도마츠가 잠깐 풀어진 그 순간을 쵸로마츠는 놓치지 않았다.

 

"어이 토도마츠,이제 그만해라."

 

"그러니까,쵸로마츠형이 뭘,"

 

"오소마츠형이 그랬거든.평소의 나 처럼 이어나갈수 있는 상태로, 그거면 된다고.

 

존나 생각했다.

 

열받지만--어쩔수 없잖아.

 

인정할게 이제 좀 수그러들어?"

 

"하,이어 나갈수 있는 상태라니?그리고 그런식으로 인정한다고?엿먹으러는 거야?"

 

 

간간히 들려오는 쥬시마츠의 울먹이는 소리.

 

한계까지 당겨진 공기에 카라마츠는 다리의 통증을 눌러 참고 목발로 몇번이나 바닥을 다지며 균형을 잡았다.

 

탁.탁.

 

일정한 간격으로 바닥을 때리는 소리와 울먹이는 소리,

 

잠깐 내지르는 통증으로 순식간에 소음과 섞여 흩어진 카라마츠의 신음 소리.

 

그리고 그때 문득,

 

카라마츠는 옥상 문 너머에서 말소리를 들었던것 같았지만 착각이라 생각하고

 

혹여 또 싸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중간에 서서 시선을 옮겼다.

 

아까의 불같은 쵸로마츠와 달리 잠깐사이 무슨 결심을 한건지 조금 여유로운듯,혹은 무언가 인정한듯한 눈을 하고 차분히 손가락을 늘어트렸다.

 

토도마츠에게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쵸로마츠는 입술 사이로 살짝 숨을 내뱉었다.

 

"그럴리가.단지 순순히 인정한다는 거야.

 

확실히 그래.

 

나랑 있을때의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형이 아닌것 같아 무섭기까지 했었고...

 

약속도 겨우 받아낼 정도 였지만 오소마츠 형이랑 잠깐 말한것 정도로 내가 아는 카라마츠 형까지 돌아와 있었으니까.

 

그리고...그래,전부 오소마츠형이 멋대로 한거지만 손목을 자르고,눈알을 뽑는 시점에서--

 

...죽을 수도 있었어."

 

움찔--

 

"하지만 너도 인정할건 인정해 토도마츠,

 

옥상에서 카라마츠형을 떠밀고 리셋이라는 말을 꺼내고,직접적으로 죽을수도 있었다고 말한것.

 

전부 잘못됬어.

 

강해야 한다는것은 알겠지만--

 

너,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좀 더 나은 방법이."

 

 

"쵸로마츠형,아직도 모르는거야?"

 

"뭐?"

 

"그래...옥상,옥상에서 떠민것 까지는 인정할게 나도.

 

진짜 형에게 살인미수는 나쁘지.

 

하지만 쵸로마츠형

 

형은 기억에 있어?정신을 잃고 있을떄 형이 어땠는지.

 

있지 나 말야? 그때 쵸로마츠형을 되돌리려고 열심이었을때 오소마츠 형처럼--"

 

슥--

 

"이렇게,하고."

 

"읏--"

 

"오소마츠형이 언제나 형을 달래줄때처럼 형에게 말을 걸었었어.

 

하지만 그때 이 사람 아무 반응도 없었어.

 

그리고..나랑 눈 마주첬었지만 그런대도 께닫지 못했어

 

그떄까지는 나 이 사람에게 아무 화도 들지않았어.

 

화 내는것 자체가 지처서.

 

그냥 이 사람이 장남을 거스를수 없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것도 불가능하다고 믿고싶지 않았거든.

 

카라마츠형,이건 형 만 아는 문제인대..

 

그떄 쵸로마츠형을 오소마츠형에게로 대려온 이유는 뭐였어?"

 

"이..유,"

 

불쾌하고 끈적하고 이해할수 없는 영역.

 

그곳에 서있었던 자신은..

 

"쵸로마츠가 발작했으니까...오소마츠가 무사하단것을 보여주려고."

 

 

"흐응,그럼 그때 오소마츠형을 봤을땐?"

 

 

"한심..하다고..뭘 잘했다고 누워있ㄴ,"

 

 

"잠깐."

 

"응?''

 

"지금 이 이야기가 왜 나오는거야?필요없지 않아 토도마츠?"

 

"뭐어..끝까지 들어보라고.어쩼든 봐.저기까진 동생을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싸이코페스에 어쩔수 없는 형이었잖아.

 

장남을 정말 싫어하는.

 

 

그리고 형이랑 대화할때도 아직 그랬고.

 

나말이야 그런 카라마츠형에게 말했었어.

 

악몽따위가 아니니까 깨어날수 없다고.

 

현실도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그렇게 말한뒤 바로 카라마츠형 쏘아봤지만....강적이더라.무시하던걸?

 

그래서 그 뒤로 말을 이었어.

 

깨어날수 없는 현실이라 해도 어둡고 어두운 그런 악몽처럼 느껴저도,"

 

 

""그만...""

 

 

"항상 그 악몽을 깨워주는 태양이 떠오르잖아?

 

영원히 계속 되는게 아니라 그 악몽을 쫒아주는 태양이 떠오르잖아."

 

 

"잠시--"

 

"그만.."

 

 

"그러니까 같이 보자고...동트는 장면."

 

 

""그만---!""

 

 

"아냐,노을아래혼자남겨지는건오소마츠야내가아니야상냥한상냥한동생들쵸로마츠쵸로마츠가나에게뭐라고했었어토도마츠가나를바라보고다해결됬어이제알아아는대도"

 

"도와달라고...오소마츠형이 도와달라고 했었어,난 그걸 뿌리치고,아,오소마츠형 분명히 말했어.

 

넌,날 도와주지 않았---"

 

 

토도마츠의 그 말,모든것이 두 사람의 어딘가를 건들였던 것일까.

 

애써 외면하고 눌러둔 기억에 카라마츠는 또 괴로워하고

 

쵸로마츠는 트라우마의 기억을 떠올린듯 망연자실하게,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동시에 쥬시마츠의 울음소리가 극에 달하고,

그리고 그 순간 덜컹 하고 옥상의 문이 흔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쏠렸다.

 

비틀거리면서 위태롭게 서있는 장남.

 

씩 미소를 띄우고 휴지를 대충 감아논것 뿐인 처치를 하고 여직껏 피를 뚝뚝 흘리면서

 

오소마츠는 입을 열었다.

 

"거기까지 하자?"

 

그리고 그 얼굴에 트라우마 속에서 보았던 시커먼 구멍을 눈으로 한 장남이 겹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빠르게 쵸로마츠의 정신을 흐트려 놓기 시작했다.

 

토도마츠 역시 마찬가지로 동공이 크게 뜨여갔다.

 

"그 상처....도대채 뭐야...."

=======

 

오소마츠는 드문드문 끊겨오는 대화에 집중하며 쭉 신경을 풀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일순 들려온 그만,이라는 외침에 이치마츠의 도움을 받아  일어나고

 

잠시 형아의 독단무대로,라는 장난스런  오소마츠의 목소리에 이치마츠는 문을 열어주고 살짝 뒤로 빠저 현재.

 

오소마츠는 반쯤 느긋하게 눈을 감고 상황을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쥬시마츠는 울고 카라마츠는 혼란해하고 있다.

 

쵸로마츠는,응.두려워 하고 있어.

 

아마 나를.

 

그리고 토도마츠는--

 

어라아,계획대로 차근차근 풀린걸까?

 

저 표정 뭐냐구www

 

아직 이치마츠의 때는 아냐.

 

우선 카라마츠...아니,토도마츠 먼저?

 

상처에 대해 묻는 토도마츠의 물음은 가볍게 흐려주자 어쩨서인지 카라마츠 쪽으로 원망의 시선이 향한다.

 

하지만....

 

'역시...'

 

"쵸로마츠~괜찮아?"

 

"오소,마츠형."

 

"응,안길래?쵸로마츠가 아니라 다들 안겨도 좋을정도로 형아 품 넓다고~"

 

"......형..."

 

"쵸로마츠?"

 

"미안,나..."

 

'안되겠내---~'

 

 

'토.토.마.츠--'

 

".....후..."

 

 

토도마츠 에게만 들리도록 덧그려진 오소마츠의 말에 토도마츠는 조심스럽게 오소마츠를 부축해주었다.

 

얼핏 보기에도 끔찍한 상처에 토도마츠의 눈이 점점 더 깊이 차가워젔지만

 

오소마츠는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듯 토도마츠의 도움으로 앞까지 나아가 쵸로마츠의 얼굴에 가볍게 충격을 주듯 양 손바닥으로 감쌌다.

 

짝,하는 투명한 소리가 울리고 쵸로마츠에게 촛점이 잡혔다.

 

 

"쵸로마츠으~네 앞에 있는거 형아라고?"

 

 

천진한 웃음.두 번째로 겹치는 자신의 각오,막내의 목소리.

 

쵸로마츠는 가볍게 입술을 께물고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렇내,"

 

 

"그리고 카라마츠."

 

 

흠칫.

 

 

"너 형아 말 이때까지 뭘로 들었어?진짜아 질리도록 말했잖아 응?"

 

"오소마츠...."

 

"와,형아 그렇게 다정한 네 목소리 처음이내.

 

...토도마츠 뭘 한거야,이제 카라마츠 혼자서 해처 나갈수 있었을탠대."

 

"난 그냥...그것보다 오소마츠형 그 상처 뭔지 말해!!"

 

"이번만큼은 나도,분명 이치마츠에게 부탁하고 왔는대 어쩨서..

 

설마 이 화장지 붕대 대신 감아논거야..?!

상처에 섞여서 엉망,"

 

"쉿--그 이상 말하면 죽는다구,마음 여린 고양이씨."

 

'이치마츠인가....'

 

"자자,그런것보다.쥬시마츠?"

 

 

"아잇..."

 

"괜찮으면 먼저 옥상밖으로 나가있어 줄래?냥이랑 놀고 있어~

 

걱정마,쥬시마츠는 형아 믿지?"

 

 

여유가 흐르다 못해 떨어지는 말투에 쥬시마츠는 겨우 눈물을 그치고 오소마츠가 지시한대로 이치마츠의 곁으로 돌아갔다.

 

 

한건 해결이란 느낌?하고 씩 웃어보이고 싶었지만 분위가 한층 무겁게 가라앉아 그저 조금 웃고

 

오소마츠는 느긋하게 균형을 유지했다.

 

빨간 적신호는 아까부터 켜저서 깜빡이고 있다

 

 

지금 상황은 좋다.

 

토도마츠는 자신을 잘 따라주는 편이니 후에 납득하도록 하면 되고,

 

쵸로마츠도 무난.

 

 

아마 자신이 의식을 잃고 있었을 때의 무언가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지금은 영역 밖의 일이다.

 

카라마츠하고 둘이서 천천히 대화하는게 가장 좋은대,

 

 

아마 이제 여기까지 온 이상 자신이 더 끌어내려 주지 않아도 스스로 내려올것 같고,

 

어라?그럼 형아 할거 없지 않아~?

 

라고 해도,한마디는 괜찮겠지!

 

"카라마츠,"

 

"...."

 

툭--

 

 

"여기까지 와서 다시 얽매이지 마라구 바--보.

카라마츠 네 마음.이제 확실해지지 않았어?

형아 말했지?보는것 만으로 동생들의 마음 알수있다고.

 

카라마츠 너 지금,아직 복잡하고 쓸대없는것에 얽메여 있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확실해진게 있는거지?"

 

'그 지루했던 교육시간이 헛되면 안되지~'

 

"......그,"

 

"괜찮아--그렇지?

 

쵸로마츠,

 

토도마츠?"

 

"카라마츠형,나 난청있으니까."

 

"아아...갑자기 귀가 안들려 돌연 청각장애 일까."

 

"....."

 

"상냥하지?...카라마츠."

 

"....'오소마츠....형님,"

 

"응응?"

 

눈은 마음을 비추는 창이라고 했었나.

 

지금 카라마츠가 오소마츠를 보는 눈은 어떻지?

 

방금처럼 원망인가?증오인가 아니면 혐오,경멸.

 

아니,그 어떤것도 아니다.

 

지금 카라마츠의 안에서 소용돌이 치는것도 앞에 보이는것도 오소마츠였다.

 

 

-방관자의 미소가 싫었을 뿐이야.

 

-미안해,카라마츠형.

 

-상처가 심해저도 이제 풀길 밖에 남지 않았다면.

 

-오소마츠형만 원망하지 말아줘.우리 모두의 잘못이니까.

 

-차남군은 무서운걸 싫어하는 도망자라고.

 

-조금은 제대로 봐줘.

 

-형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은 불쌍한 목소리

 

-내가 증오스럽다는 것 보다 깊게,그 뒤로 더 깊게 숨겨저 있는 네 진심.

 

사실 아주 약해서 버티지 못해 망가저 버린 그것.

 

-카라마츠 너 사랑받고 싶은 주제에 왜 네 생각은 하지않는 거야.

 

애초에 동생들 믿고 있는거?

 

-넌 널 돌아보는 것도 우릴 돌아보는 것도 하물며 우릴 마주하는 것도 못했잖아.

 

-내가 죽으면 돌아와줄꺼?

 

-너 그렇게 까지 발악하는거 보니...아프구나?

 

-나는 사랑 받을 사람에서 재외된 사람 하는거.

 

-본심에 솔직해저도 네 동생들은 비판도 역겨워 하지도 매도하지도 않아.

 

-지금의 너라면 안다고 생각해.

 

모든 말. 모든 기억.

 

응,알고 있었다.

 

오소마츠와의 대화로 내 모순도 사랑을 원했을 뿐이라는것도 전부 알았었어.

 

그렇기에 대가를 달라 목을 놓았고

 

그렇기에 대가가 실은 필요없는것 이라 알수 있었다.

 

그리고 토도마츠의 말들.

 

도저히 형제를 보려하지도 않던 자신은 알수 없었겠지만

 

지금 자신은 납치를 당했을 때의 자신도 아니었고

 

형에게 눈알을 요구 했던 자신도 아니었다.

 

마음 한구석에서 아프게 느껴지는것은 잘못했다고 사랑받고 싶었다고 알고 있었다고 울고 있는 카라마츠,

 

자신은 언제부터 오소마츠형을 증오하게 되었더라.

 

언제부터 그 미소를,

 

지나치게 간단한 대답이다

 

그것에 멋대로 의지하고 절대적으로 안정적이라 믿었다가 배신을 당했다고 싫어진것 뿐이었다.

 

실로 어린아이 같은 이유.

 

형제들의 사과의 말이 연달아 귓가를 울렸다

 

카라마츠는 눈을 한번 꾹 감고 느리게 떴다.

 

어두운 옥상위로 있는 것은 단 세명.

 

희미하고 지친 미소뿐인 장남과 불만과 염려가 가득한 막내의 눈,애절함과 또 애정을 담아 저를 보는 쵸로마츠의 눈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카라마츠는 운을 때었다.

 

 

"나는,"

 

 

 

 

 

 

 

 

 

 

 

Posted by 사사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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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캐붕주의.

쥬시마츠가 막내느낌.상당히 어린아이.







그것으로 끝날일이 었을까,

아니..끝나지 않았겠지.


적어도 토도마츠는 끝낼 생각이 없어보였으니까.



"하아..?"




쵸로마츠가 토도마츠의 그 말에 날을 세움과 동시에

토도마츠는 소리치기 시작했다.

"내가 어디가 나쁜데,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했는데!!!!"

자기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 며 외치는

토도마츠를 바라보는 쵸로마츠의 시선이

더는 바닥이 없을정도로 가라앉았다.


"하...이 새끼가 끝까지."


내뱉어 지는 목소리는 싸늘하고 차가웠고

그것에 아랑곳 하지 않는 대답은 거칠고 불같았다.


"솔직히 그렇잖아?

아무도 안 다쳤고 안 죽었다고.

쵸로마츠 형이 카라마츠 형 구했잖아,


근데 뭐가 나쁜데?

오히려 감사받아야 한다고!!!!

...카라마츠 형, 이정도까지 과격하지 않으면 모르니까?"


현재의 쵸로마츠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적반하장에 가깝기 그지없는 말을

억울하다는 듯 늘어놓는 토도마츠를 보며

카라마츠는 착잡한 심정으로 그의 이름을 되불렀다.


"토도마츠...."


하지만 그것은 가볍게 무시되었고 말은 계속 이어졌다.


"안그래? 쵸로마츠 형은 카라마츠형이 무슨짓을 했든

그런건 내버려두고 카라마츠형을 감싸주고 달래고 싶은거겠지만..


그렇게 다 끌어 안아주니까 정신 못차린 거잖아,

....그러니까 오소마츠 형은 그런 선택을 한거야...

쵸로마츠형의 방식으로는 언제까지고 돌아오지 않을테니까..!!


증거로 봐,

분명...형이랑 대화하고 있을때는

카라마츠형 아무것도 안바뀌었을꺼 아냐?


근대 지금은 어때?

오소마츠 형이,

내가,

이렇게 까지 카라마츠 형을 붙드니까...!!!!

돌아오고 있는거잖아!!!!!

'카라마츠 형'으로!!!!!!"


그리고 처음에는 담담하게 이어가던 토도마츠의 말이

갈수록 울음이 섞이더니 결국 마지막에서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끅끅 눈물을 참아가며 분한듯 눈가를 문지르는 토도마츠를

카라마츠는 떨리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동생이 울고 있다.


그러니 형으로서 자신은 달려가 안아주고 달래주어야 한다.


그것이 머릿속에 주입된 것이었는데.

어둠 아래서 숨을 참아가며 눈물을 닦는 남자는

그저 자신과 동갑인 한 남자의 얼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카라마츠는 자신의 자리에 멈춰있었다.


쵸로마츠의 표정은 카라마츠에게 잘 보이지 않았지만

복잡한 표정인 듯 하였다.


막상 쵸로마츠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닌 듯,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자신의 앞에 손을 두고

쵸로마츠는 카라마츠와 토도마츠의 거리를 벌려주었다.


그때 갑자기 나선것이 쥬시마츠였다.


우물쭈물 망설이는 듯 하더니

다리를 움직여

스스로 토도마츠를 끌어안았다.


옳지 옳지,


마치 갓난아이를 달래는 어머니처럼.

가만히 토도마츠를 끌어안고 다독이는 손길에

토도마츠도 성급히 눈물을 닦던 팔을 내리고

가만히 쥬시마츠에게 몸을 맡기는듯 했다.


날이 서서 흉흉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부드럽게 물러져 흐려져가는것을 느끼며

카라마츠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무엇에 대한 안도인지 본인도 모른체로.


쵸로마츠는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말린탓에

더는 토도마츠를 때릴 기색이 보이지 않았으니

이대로 상황은 부드럽게 종결되는듯 했다.

....토도마츠가, 그곳에서 그만 두었다면 말이다.


토도마츠는 도무지 끝내고 싶지 않은듯 했다.

아직 더 토할것이 남아있는지

미련이 떨어지는 눈동자였다.


울음을 그첬나 싶더니 작게 무언가를 말해온 토도마츠탓에

쥬시마츠가 귀를 기울였지만

토도마츠는 고개를 저으며 쥬시마츠를 가볍게 밀어냈다.



"....때문이야."


"토도마츠...?"


"미안해 쥬시마츠 형..그치만 나 꼭 말하고 싶으니까..."


"토도,"


"카라마츠 형 때문에 오소마츠 형은 죽을뻔 했어."


".....!!!!"


"토도마츠!!!!"


"이렇게 우리가 말리러 오지 않았다면!!!!

카라마츠형은 언젠가 오소마츠형을 죽였을거라고!!!!!"


"카라마츠 형 듣지마!!!"


"화장실에서 그랬지,

죽이지'는'않는다고...

그 말이 진실이라 해도 죽기 직전까지 몰고갔겠지!!!!!!

내가 방금까지 뭐라고 했는지는 기억나?


한번 리셋시키는게 어떠냐고 그랬잖아...

그래도 말야?

그걸 정말로 실행했을거 같아?

쵸로마츠형이 안 붙잡았으면

내가 붙잡았을거야..

진짜 죽이려던 생각같은거 나도 없었어?


되돌리려고 했을뿐이라고!!!

막내로서 말이야!!!"


어두운 공간에서 그 말은 그저 허무하게 매아리쳤다.

누군가 더 말을 꺼내기도 전에 토도마츠의 발악은 계속되었다.


"....아까도 물었던거지만..보이는거야..?

형이 사과해야 할 사람..!!!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는지

형들 다 알잖아!!!!!


내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거잖아!!!!

형들 전부, 내가 있었으니 여기까지 도달한거잖아!!!!!!

이제와서 내 방식이 잘못 됐다고 말하면...

그게 변명이라도 될거라고 생각해?!!"


악을 쓰는 토도마츠 탓에 극악으로 분위기가 치달았다.

단 한순간도 분위기가 풀어질 일같은건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일순 한쪽에서 터진 울음소리가

공간을 매우고 퍼져나가며

아주 잠깐의 침묵을 만들어냈다.



"쥬시마츠 형,"


"쥬시마츠..."


그 울음소리의 주인공을 카라마츠와 쵸로마츠는 막연히 불렀다.

토도마츠 역시 그쪽으로 단박에 시선이 옮겨갔다.

쥬시마츠는 굵은 눈물을 떨어트리며

자신이 아픈 것 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미안, 미안해...토도마츠 말..맞아..

나 형아인데도..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전부 토도마츠에게 맡겨버렸지..


미안해 토도마츠--"


쥬시마츠의 사과의 말이 토도마츠의 가슴을 가볍게 흔들렸다

쥬시마츠에게 당하지 못하는 토도마츠인 만큼


그 말에 눈동자가 술렁이기 시작하며

점차 다른 감정에 젖어가는것이 눈에 띄었다.
Posted by 사사리엘
, |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런 소설이라 죄송합니다.


캐붕/막장 심합니다.

유혈 있을수 있습니다.

뭐든 괜찮으신분만.


미처있는 장형마츠 이야기

마지막 파트 (1)






어두운 복도에 울리는 휠체어의 바퀴가 매끄럽지 못하게 구르는 소리.

가벼운 마찰음.

작고 가벼운 발소리.

물방울 같은 액체가 떨어지는 듯 한 소리.

이윽고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춘 소리는

기묘한 음색을 흘리는 발자국으로 바뀌어 점차 사라져 갔다.

고양이 발걸음 처럼 가볍지만

슬리퍼 특유의 끌리는 소리가 바닥을 치면

살짝 땀이 배인듯한 맨발이

계단 대리석에 붙었다 떨어지는 가벼운 소리.

중간중간으로 거친 숨소리와

직직, 어느 한곳의 신체 부위가 끌리는 소리.

그 소리를 따라 가면

어두운 계단,

비상등에 의지해서 걸어 올라가는 남자 두명이 보인다.

등이 살짝 굽은 슬리퍼의 남자가

환자복 차림의 너덜너덜한 피투성이의 남자를 이끌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이제 한층을 올라왔는데도 부축하는 남자의 숨은 턱 끝까지 치달아 있고

부축 받는 남자의 안색도 좋아 보이진 않았다.

남자의 손바닥과 발목에 감아놓은 휴지들은

남자의 피를 먹고 살점에 엉겨붙어 남자를 괴롭게 했고

그것을 모르는지 부축하는 남자는

그저 숨만 몰아쉬며 남자를 계단위로 끌고가기 바빴다.

그것을 보다 못한 환자복의 남자는

작게 한숨을 짓는 입을 열었다.


"이치마츠, 힘들면 쉬다갈래?"


부축하는 남자, 이치마츠라 불린 남자는

그 말이 자신을 배려하는 말임에도 날을 세우고

퉁명스럽게 대꾸하였다.


"우습게...보지마, 헉...이정도는..흐, 아무렇지도 않다고..."


그 퉁명스러움이 거친 호흡에 섞여

우습지도 않게 흩어져 버렸지만.

그것에 부축 받고 있던 남자는 이치마츠라는 남자를 배려하듯

비웃음조차 담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

수긍해주었다.


"네네, 대단하신 이치마츠님."


선택한 단어 자체에는 조롱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도

그 천진무구한 장난스러움이 그 남자의 아이덴티티 라고 봐도 좋을 정도라서

이치마츠는 그것을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후 얼마나 올라갔을까.

사람들의 출입이 끊겨 계단에는

먼지가 소복히 쌓인탓에

부축을 받던 남자의 발을 새카매저 있었고

부축을 하던 이치마츠라는 남자역시

곧 죽을 것 처럼 되었을 때

그들은 옥상 입구에 도착하였다.


낡은 철제문 너머로 웅성이는 소리가 심했다.

귀를 기울이고 소리에 집중하면

다소의 노이즈는 있지만 드문드문 소리가 들려왔다.

노이즈는 대체로 누군가의 울먹이는 소리나 당황하는 소리.

무엇인가 일정한 간격으로 바닥을 때리는 소리와

그것에 묻혀 순식간에 사라지는 누군가의 신음.

그것들에 한대 엉켜 들리는 낮고 날선 목소리는

지옥 밑바닥을 감싸는 안개 처럼 음산했다.

"----마츠, ----랬거든, ------들어?"

"하, -------이어, -----"


"....저거.."

"으응--아직 심각하네. 조금만 방관하다 가자.

여기 그냥 내려줘~"

"....하아..알았어. 그럼 잠깐 난간에 기대있어."

"응~?"


그 문 너머의 상황을 어림짐작한듯 부축받던 남자는 휴식을 요구했고

그에 순순히 응하며 이치마츠는 계단을 가볍게 손으로 쓸었다.


"먼지..많으니까....이제 됐어,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


"....형..?"


"으응, 아무것도..이치마츠 너무 기특해서 쓰다듬어 주고 싶었는데..

형아 손이 없네,"


먼지를 털어내고 뒤를 돌아보자 난간에 기대

어쩐지 착잡한 표정을 한 남자에게

이치마츠가 조심스래 묻자

남자는 휴지를 감아놓은 피범벅의 손과

아예 손목이 잘려나간 쪽을 동시에 들어보이며

멋쩍게 웃으며 그리 말했다.

그것에 이치마츠는 뭐라 할 말을 찾지도 못하다가,


"업보라고 생각해...어서 앉기나 해."


"네,네."


결국 구석에서 끌어올린 말 하나를 던지고

조금은 깔끔해진 계단에 앉은

남자의 옆에 주저앉았다.

멍하니 문너머를 응시하기 시작한 남자의 눈은 공허했다.

그것이 거짓이라도 빛날때는 동생들 앞뿐이었다.

이치마츠가 그것을 안지 수개월도 지나지 않았던 일이다.


이치마츠는 그가 그럴때 마다 그저 조용히 눈을 돌리며

그것을 모른체 했다

이치마츠 나름의 '배려'였던것이다.


아득히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문너머의 소리들을 들으며

이치마츠는 잠깐 춥다는 생각을 했다.

무릎을 세워 끌어안고 머리를 파묻으며

아무생각 하기 싫다는듯 웅크린 이치마츠를

남자는 시선을 옮겨 쓸쓸하게 쳐다보았던 것 같았지만,

그것은 환상인듯 붙잡자 마자 사라져 흔적조차 모르게 되었다.

*

커다란 마찰음.

공기를 가르는 소리.

돌아간 토도마츠의 고개와

살의로 빛나는 쵸로마츠의 눈.


"...토도마츠, 너 미쳤냐?"


"하아...?지금 이게 무슨짓이야..

아프잖아, 동정 체리마츠형."


"미쳤냐고 묻잖냐 막내새꺄....

아니...이제 됐다.

이 상황에서도 그 시덥잖은 변명 불러가는거 보니

분위기 파악도 안되는 것 같고,

미친거 맞다고 하자.

그게 서로 한테도 좋을 것 같내."


쵸로마츠의 손이 한번 더 공중으로 올라갔다.

이번에는 뺨 같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확실한 주먹.

막 휘둘려지려던 그 주먹이

토도마츠에게 닿기전에

필사적으로 틀어막은 누군가가 있었다.

주먹을 쥔 손에는 쥬시마츠가,

나머지 팔 한짝에는 카라마츠가 붙어있었다.


"...쥬시마츠, 카라마츠형."


그것에 쵸로마츠가 당황하자

깁스한 팔에 목발을 짚고 아슬하게 서있던 카라마츠가

조금 자세를 고쳐 쵸로마츠의 팔을 더 단단히 붇들고

쵸로마츠보다 더 당황한 목소리로 그를 말려왔다.


"그만...그만해라 쵸로마츠, 나는 괜찮으니까."


"쵸로마츠 형아...."


그에 뒤따르는 동생의 애절한 애원에

결국 쵸로마츠는 작게 한숨을 짓고

상황을 접으려 했다.


".....후우...알았어..미ㅇ,"


"어디가 나쁜데?"


그것을 저지하듯 울분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 오지만 않았다면.

그러지만 않았다면,

거기서 끝날 일....

이었을까.
Posted by 사사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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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붕.막장뿐.

카라마츠 사변 소재.

이치마츠가 쥬시마츠의 광신자.

토도마츠가 쥬시마츠보다 형 느낌.

뭐든 괜찮으신분만.




토도마츠의 손에 밀쳐저서,

허무하게 뒤로 넘어가는 카라마츠.

그 체중을 견디지 못한 낡은 난간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카라마츠형!!!!"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이 공기를 일순 뒤흔들었다.


아래로 무너지는 차남,


한쪽 손과 다리가 석고에 감싸여 있으니 제대로 된 저항 조차 하지 못한다.


그것을 알고있는 초록색의 파카가 아주 빠르게 튀어나간다.



그리고 빠르게 사라져가는 푸른색의 파카를,


붙잡---


으려,




....했다.



덥석----!!!



"헉, 헉헉...."


가쁜숨이 폐부를 몇번이나 지나쳐 갔다.


가까스로 난간에 매달려, 쵸로마츠는 카라마츠의 한 팔을 단단히 붙들었다.

자신이 낼 수 있는 힘을 전부 짜내

카라마츠를 붙잡는 동안

쥬시마츠가 달려와 쵸로마츠를 다시 붙잡았다.


그 뒤를 아무렇지도 않게 토도마츠가 잡고,


쥬시마츠의 두려움에 찬 시선과

토도마츠의 '막내'다운 시선이 얽혀가는 동안


끌어 올리는 것에 성공하여 카라마츠는 무사히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하, 하아,"


"우읏.....흐,"


거친 숨소리만 향연하는 가운대서

오남, 쥬시마츠는 조금은 조심스럽게 카라마츠 곁에 주저앉아

가만히 입을 열었다.


"카라마츠 형아..괜찮슴까,"


그것에 언제나의 차남처럼, 가쁜 숨을 숨기고

카라마츠는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아아, 멀쩡하다고...브라더.."


"카라마츠 형아,"


방금전과 다른 평소의 안쓰러운 말투 때문인지,

누그러진 분위기 탓인지.

그것에 쥬시마츠는 무척이나 안심한듯 했다.

카라마츠를 무서워하여 도망쳐 왔던 쥬시마츠였지만

지금 다시 해맑게 웃으며 카라마츠에게 엉겨붙었다.


해실해실 웃으며 다행이구만유, 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는

자신의 팔에 붙어온 쥬시마츠를 보며

카라마츠 역시 낮게 미소지었다.

좀 처럼 나올수 없는,

나오지 않았던 가면 아래의 미소였다.


풀어진 분위기, 라고 해야할까.


최근들어 좀 처럼 없던 분위기가 살풋 돌아왔을때였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오래 가지도 못했다.


아주 순식간에 그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짜악-----!!!!!!


조용한 가운데서 벼락 같이 울린 소리에

쥬시마츠와 카라마츠,

두사람의 시선이 순간 소리의 끝으로 향했다.


고개가 돌아간 토도마츠와


진지하게 화난 얼굴로 손을 치켜든 쵸로마츠.



"토도마츠,"




너 미쳤냐?




=====



"혈안,"


"오소마츠 형...방금 위에서 무슨 소리,"


"이치마츠~이치마츠 차례잖아~"


"....안구적출..."


"출..출이라, 출장 경비?"


"비색...저기 오소마츠 형 이거 언제까지,"


"섹×!!!"


"오소마츠 형!!"


"에~화내지마 이치마츠?뭐 어때서 그래,

심심하니까 끝말잇기 좋잖?"


"....그것보다...이제 그거, 못 내버려두겠는데."


"응?아아, 괜찮아.

피는 천천히 멎고있고.


나 멀쩡한거 보이지?

과다출혈이라거나 아니니까 걱정할거 없대두?"


적막한 병실.

그 속에서 벌어지던 한가롭고 어찌 되든 좋을 여흥을 즐기던 오소마츠가

이치마츠의 사나운 일침에 능글맞게 웃으며

팔을 휘둘렀다.


빙글 빙글, 공중에서 무사히 돌아간 팔이 다시 멈추고

오소마츠가 당당하게 괜찮음을 증명하면

이치마츠는 어찌 할수도 없어 낮게 한숨을 쉴 뿐이었다.


".....하아아...."


평소보다 더 어두워진 이치마츠의 표정을 보며

오소마츠도 능글맞던 표정은 잠깐 지우고

이번에는 그저 무심하게 웃으며

그저 툭툭 던지 듯 오소마츠는 중얼거렸다.


"뭐, 그렇게 걱정받는 것도 형아는 좋지만 말이야..."


그 작고, 약한 듯 한 중얼거림에

이치마츠의 시선이 바닥에서 다시 오소마츠에게로 자연스럽게 향했다.


오소마츠는 그런 이치마츠를 똑바로 마주보고,

이마와 얼굴로 흐르는 피를 소매로 대충 닦았다.

시선.

기분을 알 수 없는 오소마츠의 시선에

이치마츠는 또 다시 한숨을 짓고 싶어졌다.

가라앉아도 가라앉아도,

이 남자는 끝없는 늪같았다.


그런 이치마츠의 기분을 아는 것일까,

오소마츠는 나직히 말을 걸어왔다.



"저기 이치마츠, 그렇게 신경쓰이면 위쪽 가볼래?"


그것은 이치마츠의 예상을 넘어버린 말이라서

이치마츠는 가볍게 당황하여 반문하였다.



"하아...?여기 있는거 아니었어..?"



그리고 그런 이치마츠의 당혹감은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쭉 말을 이어나가는 오소마츠.



"그야 형아 여기서 못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렇지.

근대 생각해 보니까 스텐바이 해두는것도 좋겠다 싶어서.


정말 중요한 타이밍인데 형아 아직 계단 올라가고 있어요~하면 조금 그렇지?

하나도 안 멋있잖~


안그래?

그러니까 이번엔 그걸로 결정!!인걸로,

어때?"


"하아..."

그렇게 멋대로 말하고 멋대로 말을 끝낸

장남은 천진하게 웃고 있었지만,

피 투성이어서 그런지 어딘가 섬뜩한 면이 있었다.


언제나 제멋대로.

늘 그렇지, 이 장남은.

하지만 그렇게 뭘 꾸미는지 알수없고 재멋대로 굴어도

카라마츠와는 또 다른 면이다.


납득할수 없어도 어쨌거나 '좋은 해답'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구석에 버려진 쵸로마츠가 타고온 휠체어를 보며

이치마츠는 오소마츠를 부축했다.


이 상황에서 사남인 자신의 선택지는

대개 하나 밖에 없었다.



"그럼 여기 앉기라도 해."


"앗, 형아 여기 태우고 옥상까지 갈려고?

어떡해~형아 완전 감동 먹었을지도.

근데 이치마츠 나 태우고 옥상까지

갈수는 있어?"


"있을리가. 계단 앞까지만 가고 그 후로는..부축해줄게."


"흐응..그렇구나. 응! 고마워 이치마츠~

그정도로도 충분히 고맙다구~

착한 아이라니까!"


습관적으로 뻗어져 나오는 손.

그 손을 가볍게 밀어내고 이치마츠는

먼저 말을 꺼냈다.


"대신,"


"응?"


"상처, 치료하고 나서."


자신이 할수 있는 최대한의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들 오소마츠에게는 그저 귀여워 보일뿐이었지만

그럼에도 오소마츠는 순순히 대꾸해주었다.



"그래, 우리 사남이 그러고 싶으면 그래야지.

다른곳으로 안가고 여기서 이치마츠 혼자 할거면 괜찮다구?"


"그럼..잠시만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개인 화장실로 들어가 두루마리 휴지를 하나 가져 나오는 이치마츠는

그것을 둘둘 풀어 붕대처럼 오소마츠의 손과 발목에 감아주었다.


붕대를 바꾼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드문드문 팔목의 절단면과

적출된 안구에 감아놓은 붕대위로 솟아오른 피를 보며

인상을 찡그리던 것도 잠시,


휴지를 거칠게 몇겹 때어 예쁘게 접은후 그것을 오소마츠에게 건내주었다.


"이마 지혈해."


"....감사~"


오소마츠가 남은 한쪽 손으로 이마를 지혈하노라면

이치마츠는 한쪽에서 오소마츠를 들어올렸다.

조금은 힘겨워 보임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절뚝이는 오소마츠를 이끌고

휠체어에 앉히면 그제서야 이치마츠는 마저 숨을 몰아쉬었고

뒤에서 휠체어를 단단히 붙잡고 밀기 시작했다.


"간다,"


"오예, 출발~"


"..후우,"


끼이익--

드륵, 드륵.


반쯤 소등되어 어두운 복도에 휠체어의 바퀴가 구르는 소리가 어둡게 매아리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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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붕.막장뿐.

이제 곧 완결입니다.

끝까지 이런 소설이라 죄송합니다.

사실 장형 설정을 적어논 종이를 발견했는데

그 설정과 엇나가 너무 멀리 와버렸다지요...

ㅎ...


쥬시마츠가 많이 애기애기합니다!

토도마츠가 좀 더 형아 느낌입니다.

토도.이치→쥬시 같은 느낌 살짝.


뭐든 괜찮으신분만,부디.



어두운 옥상,

두 사람만이 존재 하는 숨막히는 공간.

막내의 웃음.

천진함에 덮어씌운 혐오.

토도마츠는 웃음을 그대로 유지한체로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드문 드문 과거를 회상하는 듯 느리고 나직한 말투였다.

"그때 나 차마 말하지 못한게 있어....

그냥 마음속에 담아 둔 말?

그런거....

왜그랬는지 모르겠네, 그냥 말해버렸으면...

나 조금은 오소마츠 형에게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는데.


있지 카라마츠형--


어때?지금은 보여?


당신이 사과해야 할 사람이...


당신이 책임져야하는 이 상황이...?


형은 뭔가 깨달은것 같은데...

나 그게 뭔지 전혀 모르겠고...

그래서 생각한 건데 말이야?


그냥 한번 리셋 시키는건 어때, 카라마츠 형."


토도마츠와의 거리는 더 가까워젔다.

카라마츠는 그 말의 의미도 알지 못하고 본능 적으로 더 뒤로 물러설 뿐이었다.

무어라 말을 하려해도 성대가 틀어 막힌 듯 잘 되지 않았다.


이 옥상은 전등시설 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이미 해가 저버린 시점에서 옥상은 충분히 어두웠고 을씨년스러웠다.


그래서 그런지 토도마츠의 분위기와 뒤섞여

토도마츠의 등 뒤에서 직접적으로

비춰지는 빛 한줄기는 사람을 더 섬뜩하게 만들었다


그것에 살짝 몸을 떨며 물러서자니

동시에 아슬하게 걸쳐저있던 한쪽 발이

미끌려 아래로 쓸려가며 신발 한짝이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서둘러 발을 다시 지면에 올리지만 딱히 더 도망갈수도 없이

토도마츠는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아득하게 신발이 아래로 착지하는 소리를 들으며 카라마츠는 창백한 얼굴을 누르고

필사적으로 무언가 말해버릴 듯한 입술을 깨물었다.

토도마츠는 아까의 표정, 아까의 말투를 그대로 유지한채 카라마츠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한번 죽으면 어떠냐고.

정말 간단하지 않아?

그냥 슬퍼하면서 장례식을 치루고

조금 익숙해져서는 눈물도 닦고,

그래!이러지말고

카라마츠 형 몫까지 열심히 살자

그 편이 하늘에 있는 카라마츠형도 편하겠지~

하고,

그러면 더없는 해피엔딩이잖아?

안그래, 카라마츠 형?"


아까까지만 해도 진정될 마음이었는데,

완전히 뒤흔들려서 엉망진창으로 섞인 마음은

토도마츠의 말 하나하나에 날을 세웠다.


무척이나 지독한 말이었고 그것을 알고있음에도 무의식 중에 납득해버리는 자신.


오소마츠가 지적해준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당장이라도 어느 한쪽..


아니, 카라마츠가 무너질것 같을때에

적막을 뚫고 소리가 울렸다.



끼이익--!!


쾅--!!



".......아..쓸때없는거 와버렸을까나,"


누군가를 짐작하고 기분 나쁜 듯 중얼거렸을 테지만


"토, 토도마츠...."


그런 토도마츠의 예상을 뛰어넘고 들어온것은 노란 파카의 남성이었다.


그것을 확인한 토도마츠의 얼굴이 단박에 얼굴이 창백히 질려갔다.


"쥬시마츠 형..?!내가 아래서 기다리라고,"


이젠 자신이 아까의 카라마츠 같은 얼굴이 돼 당황함을 숨기지 않는

토도마츠에게 한명 더,

이번에는 토도마츠가 처음 짐작했던 사람이 두번째로 말을 걸어왔다.


"어이,막내 새꺄."


"......"


"너 지금 뭐하는 짓거리야...."


낮게 날선 목소리.

옥상으로 난입한 것은 쵸로마츠와 쥬시마츠, 두 사람.


떨어질 것 처럼 아슬한 카라마츠와

그에 다가선 토도마츠를 보며


쵸로마츠는 시선을 날카롭게 세웠다.


'이쪽 형아는 안 괜찮다던가...내가 잘하면이라던가..

그거 이걸 앞두고 한 말이었어?


오소마츠형,'



"토도마츠,내가 뭐하는 짓거리냐고 물었잖아...."


"...별로~카라마츠 형이랑 대화 했던것 뿐인걸?"


아까까지의 창백함은 지운 훌륭한 가면으로

능청스럽게 둘러대는 토도마츠를 보며

쵸로마츠는 가볍게 이를 갈았다.


"뭘 어떤식으로 대화하면 사람이 저기까지 내몰리는데,"


화난 목소리였다.

평소에도 불같은 쵸로마츠지만 이번에는 유독 진지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리고 지금이 진심인 만큼.

쵸로마츠는 저 막내가 도대체 무슨짓을 하려했는지

짐작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았다.


"무서워~화내지마 쵸로마츠형?나 정말 우리 모두 생각해서 한거니까?"


하지만 그것은 통하지 않는 듯

유들유들하게 넘어가려는 막내의 행동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며

쵸로마츠는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대화의 상대를 뒤바꾸었다.


"....후우...됐어.

카라마츠 형 미안해, 토도마츠한테 들은 말 같은건 신경쓰지마.


형...그쪽은 위험하니까, 이쪽으로 와줘?"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는듯 무른 말투였다.

죄책감과 사랑. ㅓ8무언가 상반되는 두개의 감정이 섥힌 목소리.


무언가 하나로 정의해야 한다면 죄책감에서 태어난 *아가페.


(*아가페: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


토도마츠에게 말을 걸때와는 천지차이를 달리는 온도차.


카라마츠는 자신에게 뻗어온 상냥한 쵸로마츠의 손을 바라보며

머뭇거리는 듯 했지만


먼저 다가오는 쵸로마츠와


그저 가만히 서있는 토도마츠를 보며 안심했던지 조금씩 쵸로마츠가 뻗은 손으로 손을 뻗었다.


"카라마츠 형,"


쵸로마츠가 나직하게 한번 더 카라마츠의 이름을 불렀고,

그에 완전히 뻗어졌던 카라마츠의 손과

쵸로마츠의 손,

두 손이 겹쳐지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순간,


투욱---


"어라, 실수."


가볍게 토도마츠에게 밀쳐진 카라마츠가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고,


"카라마츠 형,"


체중을 감당하지 못하고 목발이

빠르게, 미끄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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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붕.막장뿐


무엇이든 용납하시는 분만.








카라마츠의 신발 한짝.

어두운 풀밭 위로 가볍게 떨어진 그것은

이질적일정도로 새파란 빛을 내는것만 같았다.

시야가 몇번 돌아간다.

뒤에서 오소마츠가 킥킥 거리며 눈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 며 이치마츠를 놀렸다.


"걱정마~그쪽은 막내랑 삼남에게 맏
맡겨둬.

이치마츠는 지금 가면 안됨~


형아랑 같이 있자!"


억지로 술래를 정하는 어린아이처럼 천진한 목소리로

오소마츠는 코밑을 문지르며 웃는다.

등 뒤와 팔뚝위로 돋아난 소름을 슬쩍 문지르며

이치마츠는 인상을 구겼다.


'어떻게 돌아가는 판국이야...'


*


키이익.


녹슨 철문이 덜컹거린다.

카라마츠는 그 옥상 끝, 마찬가지로 녹슨 난간을 부여잡고 아래를 막연히 내려다 보던 중이었다.

그 얼굴은 이내 참담할 정도의 자기 비판으로 물들어 간다.

질리지도 않고 굵은 눈물이 또 서너방울 떨어졌다.


"끄흐...으우,"

괴롭게 난간을 움켜쥐면 뿌듯, 하고 손톱이 긁히는 소리가 난다.

방금전, 그래 아주 조금의 시간차로 돌아가서.


그 병실안에서 오소마츠가 망설임 한자락 없이 발목을 그어 내리고

살짝 혀를 차며 무덤덤하게

"조금 얇네."

라고 중얼거리며 한번 더 아킬레스건의 부위를 노려 정확히 베어낸뒤

"조금만 기다려?"

라고 웃으며 다음은 허벅지를 베어낼 때,

그전부터 멈추지 않고 뛰던 심장이

오소마츠가 스스로 발목을 찢었을 때 부터 마구잡이로 낙하하 듯 쿵쿵거리기 시작했었다.


옅은 오소마츠의 웃음.


중얼거리는 목소리,


반쯤 감은 눈.


카라마츠는 무심코 허벅지를 그어내리는 오소마츠의 팔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떨리는 눈동자가 오소마츠의 눈동자와 맞물렸을때,

그제서야 핵심적인 한 단어가 떠올랐다.

오소마츠가 줄곧 깨닫도록 유도해왔을 단어.

이제껏 입으로 말하고 있었던 그 단어.

확실하게 뇌리로 새겨진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카라마츠는 도망첬다.

구석에 내던저저 약간의 혈흔이 묻은 목발을 필사적으로 한쪽 팔로 부여잡고,

달리는것에 대한 고통도 당장은 느끼지 못한 체.

그때에 동생들이 돌아온건 극히 우연이었다.

카라마츠는 어디로 가는지도 가늠하지 못하고 무작정 계단을 올랐었다.

다리가 욱신욱신거리며 그 동안의 무리하게 다룬것에 대한 통증을 호소해도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옥상이 나왔고 그래서 옥상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현재에 도달한것이다.

머릿속이 떠오른 단어.

오소마츠가 마음을 휘젓고 다녔던 것이 헛된것이 아니었다고 증명하는 것.



카라마츠는,

나는,

사실은 대가따위를--

대가 같은거 바라지 않았던것이다...


그 현실을 부정하려 해도 소용없다.

허탈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냥 그 순간 깨달은 진실이었다.

어쩌면 알았을지도 모르는.

아니, 알고있던 것이었던.

오소마츠와 대화를 하던 어느 시점에서 부터.


"이제서야...이렇게..하하...

...그때는 구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정답이 아니었던건가..

아니..정답이 될 수 없었던거지...

나는...대가같은거 바라지 않았던거야..."


아아, 얼마나 성격 나쁜 형님인가

이런 지독한 방법 뿐이었단 말인가?

의문해봐도 답은 Yes. 한치도 변하지 않고.

지독한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이제껏 도대체 뭘 한 것이란 말인가?

싫은 기억이 떠오를 것 같아 더 괴롭게 울부짖었다.

거부하지 않으면.

부정하지 않으면.


그런 생각이 또 복잡하게 머리를 울렸다.



끼이긱---


그때 그런 생각을 비집고 철문이 움직이는 소리가 가볍게 고막을 파고 들었다.


"카라마츠혀엉~뭐하는거야?여기서?

아..설마 자살은 아니지?"



"토도마츠..."


뒤를 돌아보면 방긋,미소를 유지한 막내가 서있다.



그가 한 말은 전혀 웃으며 할 말이 아니었지만.


카라마츠는 그 모습에 일순 장남이 겹처보여 비틀거리며 한발짝을 물러섰다.

아슬하게 짚은 목발이 삐꺽거렸다.

장남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그런 남자와는 달리 눈앞에 있는것은 소중하고 소중한 브라더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느순간 부터 장남의 훈육이 몸안에서 피어나서.


완전히 돌아온 정신으로 서 있는 지금의 카라마츠는 눈앞의 토도마츠에게서 알수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자살이라니, 무슨소리..인가 브라더."



"어라아~?어째서 이런 상황인데도 버리지 못하는거야 그 이따이함.


아이러니하네~저기 카라마츠 형, 오소마츠 형이랑 무슨 얘기했어?


표정 끔찍한거 스스로 알고있어?"



"--조, 조금 흐트러진 모습..이었던건가.

미안하다...오소마츠와는 아무것도.."



"아아 또 거짓말!정말 질리네~

저기 카라마츠 형 기억해?우리 여기 오기전에 했던 대화.

그때 카라마츠형 뭐라 했어?


사랑한다며?장남 제외하고 우리들을.


근데 뭐, 안들어서 모르겠지만 맥락보면 그런거 같다?


나한탠 잘도 지껄인 주제에,


뭘 이제와서 아, 그랬구나 라던가 하는거야~


응?카라마츠형,"



"무..슨, 소리인지...."


"아핫, 이제와서 뭐하는거람.


기억안나?그랬잖아~


같은 형제인데도 무시하고 멸시 당해서 괴로웠다고,

그래서 대가를 받았다고.

무척 괴롭고..사랑받지 못해 슬펐지만..

그래도 우리를 사랑한다고..


단지, 방해물이 있던것 뿐이라고...

아..확실히,그래.


'나에게 사랑이 돌아오는것을 용납하지 않으며...

너희를 옭아매는...오소마츠..'였나,"


입꼬리만을 슬쩍 올려 웃으며 토도마츠가 드러내는 것은 명백한 '비난'이었다.

안구에서 섬광이 번뜩이는 것 처럼도 보였다.

토도마츠는 그만큼 비난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근데 내가 아까 들었던건...사실은 대가 같은건 바라지 않았다던가...

구원이었는데 구원이 아니라던가..하는 소리였는데.


도대체 우리 장남님이랑 무슨 얘길 했길래 그런 소리가 나와?

실컷 가져가고 이제와서 아, 아니었네. 실수~하면 끝날일이야?


내가 그 뒤에 말했잖아, 정당한 대가라면 차라리 입을 찢어 버렸어야 했다고.

근데 형은 그것도 이해하지 못했지?


난 지적한거야. 형의 잘못을.


좀 더 원본 쪽을 말이야?"


천천히, 아주 천천히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다가섰다.

알 수 없는 공포에 카라마츠는 주춤, 뒤로 더 물러나 아슬하게 난간에 걸처졌다.


목발을 짚은 팔이 조금씩 위태롭게 흔들렸고

정신없이 달렸던 사이에 헐거워진 신발이

한쪽 발에 꿰어저 덜렁거렸다.


토도마츠는 멈추지 않았다.


딱히 멈출 생각도 하지 않는 듯 했고,

속을 읽을 수 없는 미소를 쭉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이 몇년을 살면 자연히 알게 되는것이다.


지금의 토도마츠가 얼마나 진심인지를.



그 진지한 눈빛을 보며, 카라마츠는 애써 떨리는 눈동자를 숨겼다.


끼기긱, 낡은 난간이 끔찍한 소리를 내었다.


아래가 심하게 부식되어 있는 난간은 당장이라도 뒤로 떨어질 것 같았다.


두려움에 침을 삼키며 카라마츠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늘 가지고 다니던 썬글라스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목발을 부여잡은 팔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눈앞의 토도마츠는 여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장남의 그 여유넘침과 능글거림이 담긴 미소는 아니었지만,

사람을 극한까지 떠미는 혐오가 담긴 저 눈빛은 아주 섬뜩했다.


그것을 유지한 체 토도마츠는 천천히,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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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사항


캐붕과 막장뿐.


회사일이 바쁜것이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속도 올리겠습니다.


그럼, 뭐든 괜찮으신분만.



"아,"

장남과 차남을 두고 떨어진 휴게실에 자리잡고 있던 세사람.

그중 줄곧 고민하는 것 같던 이치마츠가 일순 손바닥을 친다.

그것에 조금 놀란 쵸로마츠가 어물하게 되물었다.


"왜그래, 이치마츠...?"


"생각났어."


돌아오는 것은 짧은 단답.

그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쵸로마츠는 좀 더 상세한 답을 제촉했다


"앞 뒤 다 자르고 말하면 알겠냐...좀 더 정확하게 말해줘 이치마츠."


"이제서야 생각났다고!!!그때, 오소마츠 형 분명 나한테 이렇게 말했어!!!!!

어리광은 3번까지라고...!!!

그치만 쿠소마츠 그 자식이 가져간건--"

거기까지 말하자 짐작가는 것이 있는지,

알아 들은것인지 안색이 단번에 창백하게 된 쵸로마츠가 중얼거렸다.

"눈알이랑, 팔..목.. 이제 두..?!!! 젠장..,ㅍ망할 장남 허튼 짓 하기만해!!!!!!"

아까의 순순함은 버리고 금세 장남의 욕을 하며 앞으로 달려나가는 삼남과

창백한 안색으로 그 뒤를 쫒는 사남.

토도마츠는 반눈을 뜨고 빙긋 웃으며 따라가려는 쥬시마츠를 붙잡는다.


"나 무서워, 형. 우린 그냥 여기 있자?"


응?형도 무섭잖아.

가만가만 눈을 감고 연약한 척 엉겨붙는 팔을 쥬시마츠는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


불안한 시선이 이리저리 교차하던중

결국 포기 했는지 쥬시마츠는 가만히 눈을 내리 깔았다.


"응..알았어 토도마츠, 같이있자!"



*

드르륵--

덜컹!!!!


거칠게 문이 열리고 숨을 헐떡이는 두사람이 들이닥친다.

눈앞의 풍경은 그마저도 어두워 확실히 보이지 않았기에

이치마츠가 먼저 전등의 스위치를 올렸다.

단번에 밝아진 방안에 눈을 못뜨게 되어 잠시 멈추면

자신들을 스치고 누군가 뛰쳐나간다.


도망치는 것 같은 발소리에 섞인 나무의 타격음.


이치마츠는 그것에 가볍게 밀쳐저 바닥에 굴렀다

그런 이치마츠를 쵸로마츠가 부축해서 일으키고

방안으로 시선을 돌리면,

"오소마츠 형!!"


"아, 정말..어느쪽이든 말을 안듣는 아이네."


어쩔 수 없다는 말투로 머리를 긁적이며 오소마츠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 목소리에는 어떤 고통도 들어있지 않아서 얼핏 정상처럼 보였지만

발목에서 비정상적으로 흐르는 다량의 피를 보면 전혀 정상이 아니었다.

발목 뿐만 아니라

허벅지와 머리에서도 피가 다량으로 흘러 얼핏보면 시체의 형상이었다.


사색으로 질려서 달려간 쵸로마츠는 서둘러 주머니를 뒤저 손수건을 꺼내

가장 심각해 보이는 발목을 지혈했다.


잘보니 유리조각을 거머쥔 듯 손에도 움푹 파인 상처가 피를 마구 토해내고 있었다.


"이 바보야...도대체 뭐하는거야...!!!"


"아하하, 평소의 쵸로마츠다.그치만 미안해 쵸로마츠.

지금은 카라마츠 쫒아가주지 않을래?

이치마츠는 나랑 있고. 응?"


"쫒아는 갈거지만...너..!!!"


"괜찮아, 형아는 괜찮다구~?

그치만 저쪽 형아 별로 안 괜찮으니까...

응, 얘기 하는거 잘 들어주고.

그리고...평소의 쵸로마츠처럼.

이어나갈수 있는 상태로..

부탁할게. 응?쵸로마츠~"


쵸로마츠 대신 발목에 대여진 손수건을 누르고

소매로 대충 머리에 흐른 피를 문지르며 오소마츠는 천진히 웃었다.


그에 단박에 얼굴을 구기는 쵸로마츠를 이치마츠가 불러온다.


"......"


"쵸로마츠 형,"


"아아, 알았어. 알았다고.... 이치마츠, 너스콜 꼭 누르고.

.........하...저기 오소마츠 형, 가기 전에 하나만 물어봐도 돼?"


"응?뭔데 쵸로마츠?"


"...전부 소용없는 짓, 아닌거지...꼭 돌아오는거지?"


"...당연하지, 우리 쵸로마츠가 잘해줄테니까 말이야."


"그럼 됐어..."


타다닥.


짧고 빠른 발소리가 병실을 빠져나간다.

이치마츠는 오소마츠의 등을 받쳐주며 그를 부축했다.


"침대 위로 올려줄까...?"


"이치마츠는 상냥하네. 그치만 됐어~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지금은 여기서 형이랑 어울려주라.

너스콜은 나중으로 괜찮아. 심한 상처 아니거든~"


"...알았어."


순순히 자신에게 따르는 사남에게 오소마츠는 진심으로 웃어보였다.


"우리 사남 정말 착해~"


과격히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장남에게 순순히 몸을 내맡기는 이치마츠.


낮은 목소리로 감사함다, 라고 중얼 거리며 내리깐 눈이 살짝 호선을 그린다.


오소마츠는 그대로 눈을 살짝 내려감고 머리에 손을 올린체로 조용히 물었다.


"이치마츠~너 토도마츠 장난에 동참했지?"


낮은 목소리에 순순히 머리를 내맡기고 있던 이치마츠가 시선만을 올려 오소마츠를 바라보았다.


"...?장난...?"


"어라?아냐?아차..빗나갔나?

토도마츠라면 분명히 또 쓸데없는 장난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아이 여러모로 필사니까.

정말 동참 안했어?이치마츠?"


"으응....?"


전혀 모르겠다는 듯 눈빛을 짓는 이치마츠를 오소마츠가 나직히 바라보면


이치마츠는 머리 저편의 기억을 더듬었다.

장남의 말. 그 본질을 파악하려고.

그러다 문득 떠오른 말을 중얼거리면,


"그러고 보니..쓰레기 구축..같이 힘내자던가 말했는데..."


"아--아하핫, 그렇구나. 역시 형아 직감이란~

그거야 그거, 나쁜 놀이. 정말 귀여워.

막내 답달까?

뻔히 보이는데 자기는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그 짓이."


"오소마츠 형..그게..무슨 소리...?"


"별거아냐, 것보다 약속했잖아 그날 밤에.

이치마츠랑?

그후엔 언제나의, 마츠노가로 돌아온다고 말이야.

제대로 말했는데 기억안나?

걱정안해도 돼~너희들이 짊어지게 해준,"


"이 장남의 무개 확실히 기억하고 있으니까."

나약한 손길로 자신의 심장부근을 두드리는 오소마츠.

해맑게 웃는 어둠에 잠긴 미소.

그제야 장남이 어리광은 세번까지,라고 이야기 하기전 자신에게 한말이 떠올랐다.

일순 멱살을 잡아올리며 또 소리칠뻔 했다.

나쁜버릇, 이라고 했던가?


이치마츠는 순간 풀어졌던 눈가를 다시 날카롭게 뜨고 툭 던지 듯 물었다.


"그거..무슨 뜻..?"


"말 그대로, 전부 돌아온다는 뜻이지!"


어느새 손수건을 뚫고 흐른 피가 바닥에 가볍게 고였다.

그 섬뜩한 웅덩이를 만들면서도 오소마츠는 너무도 평안하게 웃었다.

자신을 다시 쓰다듬으려는 걸까, 뻗어오는 손길을 거칠게 처내면

장남의 눈이 슬쩍 붉은 빛을 번뜩인것 같았다.


"그렇게 초조해 하지마 이치마츠, 불안할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입은 그렇게 중얼거리는 데도 어째서인지 눈앞의 남자가 가장 위험해 보였다.


두눈을 다시 뜨고 바라본들 방법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이치마츠는 지금 벌어진 일이라도 수습하고자 무릎을 움직였다.


"이치마츠~너스콜은 필요없다니까?"

그 마저도 저지당했지만.

속은 읽을수 없는 주제에 눈치는 빠르다면 최악이다.

최악밖엔 있을 수 없는 스타일이다.

이치마츠는 낮게 혀를 찼다.

발목에서 흐른 피가 피웅덩이를 만들고 질척거리는데도 왜 저렇게 멀쩡하냐고.


지독한 피비린내가 나는 병실에 이치마츠는

"그럼 환기라도 할래."

라고 중얼거리고선 창문을 덜컥 열었다.


끼기긱, 하는 불쾌한 소리를 내며 열린 창문.


그 너머로 비치는 결코 유쾌하지 않은 풍경 사이로

이질감이 느껴지는 무언가 스쳐간다.


"오, 뭐가 떨어졌나봐 이치마츠?기가 막힌 타이밍이네."


"정말...뭐가 떨어진..."


------!!!!!


화악,


급격히 솟구친 고개에서 우득 소리가 났다.


분명히 기억에 있는 그것은,

자신의 눈앞을 스쳐가 현재 아무도 없는 뒷뜰로 떨어진 그것은,


"위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거야...."


카라마츠의 신발 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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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응, 대가. 네가 형아에게서 두번이나 갈취해갔잖~

일단 폭력도 안 통했고,

솔직한 사과와 선물도 안 통했고.


그럼 즉석에서 주는 만족은 어떨까 싶어서."



나에게 있는 무엇이든간에 차남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 이거야.



"저기~카라마츠 어때?형아랑 등가 교환 하자


너도 답답할거고 보는 사람도 답답할거고,

나도 방법에서 헤매고 있거든~


그러니까,"


오소마츠는 팔을 뻗어 카라마츠의 목을 감싸안았다.



"빨리 끝내자~응?"


호선을 그리며 눈이 가볍게 휘어졌다.


카라마츠는 거칠게 그것을 뿌리쳤다.


환자복에 휘감긴 여린 몸이 병원 구석으로 굴러 떨어진다.



카라마츠 역시 환자인대도 주먹질은 할 수 있었다.


오소마츠덕에 더 혼란스러워진 머리가 짜증이 났다.


목발이 없으니 일어설 수도 없고,

오소마츠가 있는곳 까지 다가갈수도 없었다.


이를 갈며 그를 노려보면 오소마츠는

정말 속을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



"뭐야, 대가 필요없어?

저기--나 진짜 이런 말 안하려고 했는데,

너가 댓가도 싫다하고...

..아, 역시 됐다.

말 안할래~"


하하하하, 바람 빠진듯한 웃음 소리.

눈앞에서 잔뜩 열이 난 카라마츠따위는 보이지도 않는듯이.

카라마츠--부탁할게?

날 좀 봐줘.

네 소중한 형제들을 봐달라고.


그런 생각을 말할까 말까.


헛된 고민. 헛된 소망.

입술을 열었다 다시 닫으며, 도무지 해결을 원하지 않는 듯.


씩 웃어보였다.


그러다가 이야기는 또 원점으로.


"카라마츠---나 진짜 네 입으로 듣고 싶단 말이지~

본심인 녀석...


그치만 도무지 말해줄 생각 없으면 형아가 정곡 찔러버릴거니까 말이야?"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저런눈.

을 하고 카라마츠는 오소마츠를 노려보았다.

신경질적으로 바닥을 더듬어 저만치 나가 떨어진 목발을 주우려 하는 행동이 마치 벌레 같아

오소마츠는 엷은 비웃음을 띄웠다.


그치만, 이제 정말 힘들다.


오소마츠는 뒤돌아서 목발로 기어가는 카라마츠에게 툭 내뱉었다.



"너 사랑받고 싶은거지?아. 이 말은 네 입으로 듣고 싶었던건데.

하지만..어쩔수 없구나. 그래.


그럼 이미 엎어버린거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형아 아까부터 이거 쭉 말했고 물어도 봤고.

그러니까 내 잘못 아니다?"



"...또 헛소리를 시작했군..."



"헛소리가 아니라니까~있지 카라마츠~너 사랑받고 싶은 주제에 왜 너는 생각하지 않는거야?

애초에 동생들 믿고는 있는거?


형아 말했지~

네 형제들을 좀 더 자세히 봐달라고 말이야.

그런데 뭐야 그 태도?

형아 말은 귓등으로도 안들을 샘?"


"----작작해, 오소마츠---!!!!


너같은게 아까부터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냐!!!

동생 생각은 하지도 않고, 이해하지도 않는 주제에!!!

믿음직하지도 않은 미소나 짓고!!!


그렇게...뭐든지 알고있다며 확신하는 너는...


조금이라도 진지한적이 있었던가...!!

조금이라도 우리들을 이해하려고...


내 상처를 보려고 한적이 있냔말이다...!!!!!

그런것도 없으면서...!!!!!멋대로--"


"잠깐 카라마츠 그 말 이상하지 않아?


넌 널 돌아보는것도,

우릴 돌아보는것도.

하물며 우릴 마주하는것도.

아~~무것도 못했잖아?응?


역으로 물으면 넌 우리들에 대해서 뭘 보려했어?


보려는 했어?


아닐걸, 네가 쵸로마츠의 감정에 답을 내놓지못한게 그 증거."


"---씨팔--!!!"

휙--


퍼억---!!!!


"----아프네에~~"


순식간에 날아온 목발은 정확히 오소마츠에게 직격했다.


오소마츠의 이마를 찢고 벽에 부딪힌 그것은 카랑카랑 소리를 내며 저만치 다시 굴러갔다.

뺨을 타고 흐르는 뜨뜻한 피를 느끼며

오소마츠는 눈을 반쯤 감았다.


"아프잖아, 형아 얘기하는 중인데요?

엄~청 상냥하게 설교중인데요?

근대 뭐야?심하지 않아?


너, 궁지에 몰리니까 물어버린다니, 상처받은 맹수쨩인거야 뭐야~"


"그러니까 다 안다는듯한..!!!진지하지 못한 말투도..!!!!"


"아아 네네 알았습니다 알았어.

근대 아까부터 말하고 있는데 나 진심이라고.

너 말이야 내가 싫다 뭐다 꺅꺅거리는데

그럼 내가 죽으면 돌아와줄거?

아, 뭐 그걸로 차남군 돌아오면 완전 안심이지.

근데 그 다음부턴 널 막을 사람이 없어지잖?


그러니까 무리라는거야.


뭐, 네가 형제들을 제대로 보고...

이해한다던가 할 수 있다면..


네 안에서 나만 죄인이라면 기쁘게 죽겠지만 말이야.


그건 그렇고 너 그렇게 까지 발악하는거 보니...


아프구나?"


무딘 검이 똑같이 물러터진 살갖을 뚫고 푹푹 들어왔다.


검고 끈적한 혈액이 한방울씩 두방울씩.

빠르게 떨어져 검은 호수를 만들어


그 아래로 발이 집어 삼켜지는것만 같은.

'찔리는 구석이 있는거지?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지금 너 엄청 추해.카라마츠.'


카라마츠는 눈앞의 남자의 말대로 느끼고 있었다.


쵸로마츠에게 사과받을때의 느낌을.

동시에 토도마츠와 눈이 마주쳤던 방금의 기분을.


파카를 쥐어뜯으며 저 입을 닥치게 할 무언가 없는지 둘러 봐도

휑한 병실 안은 금이 가 링거액이 줄줄 세는 링거병과 쓰러진 링거대.

그리고 하얀 시트에 덮힌 철재침대와 작은 탁자가 전부였다.


목발은 아까 던져버려 저만치서 나뒹굴고 있으니 더는 틀렸다.


주머니에서 자그락대는 눈알이 한쪽 떠올랐지만

상당히 그로 해질 방안을 생각해 그것을 참았다.


물론 동생들을 위한 현명한 판단이었다.

다른 동생들이 또 쵸로마츠처럼 그렇게 되길 원치 않았으니까.


마지막으로 눈길이 간것은 제 신발이었지만,

그것을 던지려 벗어내려 하면 또 신경을 긁어내리는 목소리로

오소마츠가 말을 이었다



"생각해보면 전~부 그런 말이었는데.

사랑은 배재하고 뭘 보기도 전에 닫아버리고.

이거 설마 내가 사과해야 하는 루트?

자기보다는 동생들을 챙기라던가

그런거 불쾌할게 뻔하잖아 라던가...

너 그렇게 '나는 사랑받을 사람에서 제외 된 사람~'하는 거 사변때 이후로 심해졌으니까.

그래서 몇번이나 훈육하러 갔는데

들어 처먹지도 않고.

이젠 좀 들어라 그러니까!


본심에 솔직해져도 네 상냥하고 상냥한 동생들은 그걸 비판하지도 않고

역겨워 하지도 않고---


그런걸로 널 매도하지도 않는다고?"


푹.


이번에는 정면.


완전한 치명상을 남기며 가슴에 처박힌 칼.


멋대로 자아내는 목소리에 반응한 카라마츠는 가볍게 혀를 차며 외쳤다.


"병신같은 소리하지마 오소마츠.

매도하지 않는다고?

비판하지 않아? 역겨워 하지 않아?

---그럼, 이때까지 그랬던것은 뭔데?


비판하는게 아니었나?


역겨워 하는게 아니었나?

매도하는게, 아니었냔 말이다...!!!"


"----아아 역시, 카라마츠 솔직하게 되니까 좋잖아.


...너 역시, 사랑받고 싶었잖아."


두 사람만 남겨진 공간을 찢어버릴 듯 카라마츠가 다시 터진 눈물과 함께 외치자

이제껏 끊어질듯 팽팽하던 공기가 순식간에 풀어졌다.

얼핏보면 모르지만 확실히 이 방의 분위기를 잡고 있는 남자가 그렇게 했으니까.


오소마츠는 여느때보다 더 부드럽게 웃으며 카라마츠를 주시했다.


"계속, 계속 말해줘?카라마츠?"


도대체, 도대체 왜?


역겹다. 무척이나 역겨웠지만,

입은 제 의지가 아니었다.

이래선 쵸로마츠때와 마찬가지 였다.


또 자기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입이 멋대로 말을 내뱉는 상황.


지금 장남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진실이었다.


저딴거 중학교와 함께 졸업해버렸던 관계다.

그랬었다.

그랬지만...

사랑받고 싶었지,

"사랑받고 싶었다...!!!"


사랑하고 싶었던거지.

"사랑하고 싶었다...!!!"


카라마츠 너는--

"나는--사랑받고 싶었다..!!!!!사랑받는 다는걸 알고싶었어!!!!!

하지만, 아팠다고!!!!너희가, 나에겐 너무 아팠다!!!!

괴로웠다...!!!!!


너희가 말하는건 처음부터 다 모순덩어리였어..!!!!!!

그렇지만....멋대로 믿고 멋대로 상처받은 나도,


똑같은 모순이었어.....!!!!!!!"


괴롭게 외치는 카라마츠는 마치 투명하고 금방이라도 깨질것 같은 유리구슬 같았다.


오소마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쵸로마츠의 말, 다시 생각해봐."



"-----!!!"



"지금이라면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카라마츠.

그 말에 담겨있는 진심.


아무리 전해도 나로선 전할수도 닿을수도 없었던거지만.

지금의 너라면 안다고 생각해.


카라마츠---"



"---우웃,"



"잘 알고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이라면----"



-많이 아팠지, 카라마츠형.


-미안해,



"웃,"



"알겠어 카라마츠?

네가 얼마나 제대로 보지 않았는지.


얼마나 믿지 않았는지.


상냥한 동생들이라면...널 이해하고 사랑해준다고 입버릇 처럼 말했지만

실은 이해할 수 없었겠지.


그 아이들이 나를 걱정하는것을.

그 아이들이 너를 비판하는것을.

안그래 카라마츠?"


입술을 으깨듯 깨무는 모습이 진실을 대변한다.


오소마츠는 지독한 악마처럼 그 약한 마음에 불을 지핀다.


이제 조금이다.


나머지 하나.

그것만 알아주면 돼.


그러면 된다고.


"카라마츠--뭘 원해?"


병신처럼 기어가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뺨을 그러쥐었다.

악몽속에서 찾은 길은 구원임에도

그것 역시 어두운 듯.



끓어오를 듯 격해졌던 감정이 다시 가라앉은것도 잠시

손짓 한번에 파도가 휘몰아쳤다.

불이 켜지지 않은 어두운 병실.


카라마츠의 뇌리에 스쳐 지나가는 이런저런 기억들.


전부 눈앞의 남자와 관련 된 기억.


그리고 어느순간 부터 잊어버렸던 형에 대한 진실된 마음.

오소마츠는 눈앞에 있었지만 카라마츠에게 보인것은 등이었다.

어째서인지 언젠가부터 정면보다 더 자주 봐왔던 자신을 외면하고 돌아선 등이,

그 등 옆으로 펼쳐진 팔에 깃들어 있던 자신이 없는 공간이.


카라마츠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울컥이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내뱉는다.


시작된 광란곡은 끝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확실하게 그 끝을 예고하는것 같기도 했다.


"다리..!!!"

내 사랑을 앗아간,

형제들을 데리고 멀어져버린,

그 다리를 줘-----!!!!!!!


몸을 떨면서,

절규하는 카라마츠를 보며 쓰게 웃었다.

응, 아까보다 훨씬 좋네.

씁쓸했지만 정말 행복해 보이는 미소로 들릴 듯 말 듯 오소마츠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알았어 카라마츠. 다리를 줄게."


오소마츠는 손을 뒤로 뻗었다.


바로 닿는곳에 그게 있었다.

아까 내던져진 링거병.


그것을 한번 더 바닥으로 내 던졌다.

챙그랑, 하며 이미 금이 가져있던 링거병은 단번에 박살났다.

그리고 그중 가장 큰 조각을 붙잡고

오소마츠는 허공에서 부터, 발목 뒤쪽으로 빠르게 꽂아내렸다.
Posted by 사사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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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미안...



.
.
.




카라마츠는 자신에게서 지독한 무력감을 느꼈다.

한심하게도 감정에 휘둘려 자신은 동생과의 약속을 어기고 말았다.


욱신거리는 주먹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적어도, 카라마츠는 그렇게 생각했다.


오소마츠는 아래에서 첫번째 동생의 눈을 올려다 보았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괴로워 보이는지, 웃음만 나왔다.

그에게서 흐른 눈물이 자신의 병원복을 적셔가는 것을 그저 바라보던 오소마츠가 가만히 입을 열었다.

아까처럼 비꼰다거나 기만하는 톤이 아닌

나긋나긋하고 따스한, 이 바보 동생에게는 잘 쓰인적이 없던 장남의 목소리였다.


"카라마츠--넌 형아가 싫어?응?"


고민끝에 나온것이 그것이었다.


쵸로마츠때에 단지 자신이 증오스럽 다며 펑펑 울던 카라마츠가 떠오른것이 이유였다.

카라마츠는 그것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신경질적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 낼 뿐이었다.


카라마츠의 마음.

그 너머의 너머 깊은곳까지 꿰뚫어보는 듯


오소마츠는 눈을 반쯤 감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물었을때 그제서야 카라마츠는 오소마츠를 주시했다.


맑은 눈이었다.

동시에 텅 비어서 아주 한심한 꼴로 깔려있는 자신이 정확하게 눈에 비춰졌다.


"싫다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그 눈동자와 마찬가지로 터져나온 것은 어린아이의 목소리였다.

어찌보면 감정이 가라앉은 목소리로서

진정이 된것처럼 들렸지만

알수있었다.

차가운 분노였다.


끓어오르다 끓어오르다 한계점을 넘은것이 수평으로 내보내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카라마츠의 정신은 온전하지 못했다.

자신이 붙잡고 흔들기 시작할때부터

이전의 카라마츠와 자신에게서 손목을 받은 카라마츠.

그리고 그 이후의 카라마츠가 마구 뒤섞여 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이 어떤 카라마츠인지 정확히는 말하지 못 하지만

적어도 솔직한 카라마츠라는 것은 알수있다.


본심.

쵸로마츠에게 말한것보다 더 깊고, 많은 차남군의 본심을.

듣고싶다고?형아는.


병실에 나직히 울음소리가 울려퍼지다가

이내 그치면,

오소마츠는 한번 더 입을 열려했다.

하지만 그전에 카라마츠가 먼저 입을 열었다.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말했지 않은가!!!!!!!!

도대체, 왜!!!!어디까지 반복하는거냐!!


지겹다고,지친다고!!!!!!

이제 말하는것조차!!!!

뭘 말하고 싶은거냐!!!뭐가 듣고싶은거야!!!!!


너에 대한 증오의 확증이냐?!

그것도 아니면 나에 대한 무언가..?

도대체 넌 뭘 바라는거야!!!

오소마츠으...!!!!!!!!!!"


"----진심, 차남군의 진심.

내가 증오스럽다는 그것 뒤로 더 깊게,

깊게 숨겨져 있는 네 진심.

그거.

사실은 아주 약해서 버티지 못해서,

망가져 버린 그거.


쵸로마츠는 그것을 요구하는것 조차 미안해 했지만

난 이미 미안한만큼 사과해서 말이야.

대가도 치뤘고.

그러니까 물을 자격있다고.



너도 예전에는 형아 좋아했잖아?

나 형아였잖아. 단 하나뿐인 너의.


그러니까 카라마츠 네 입으로 듣고 싶은거야~"

사랑받고 싶다고,

사랑받고 싶었다고.

사랑해 달라고.


원래 오소의 계획은 저 말을 카라마츠의 입으로 듣는것이었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분풀이나 어리광이 아니라,

동생들에게 직접.


하지만 카라마츠는 그저 오소마츠에 대한 증오밖에 내뱉지 못했다.

그것이 진실이라 할지라도 진심은 아니었다.


카라마츠의 진심은 더 깊은곳에서 운다는 것을 깨달았으니까.


폭력으로 유도해도 나오지 않고 장남으로 물어봐도 나오지 않는

쓸대없이 견고한 겁많은 진심.


카라마츠 본인의 입으로는 절대 말하지 않는.


당연하게도 카라마츠는 자신의 말이 이해되지 않는 듯 했다

자신이 이미 진심이라고 생각할테니까

더 끄집어 낼 것도 없는 사람에게 무리하게 끄집어 내달라 요구한것과 같았다.


오소마츠는 능숙하게 웃어보였다.



"아니면, 진실을 아는 것에도 대가가 필요할까?

카라마츠---"

이것도 통하지 않는 다면,

뭐. 그 다음부터는 따끔한 훈육타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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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사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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