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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마츠만 형제가 아님

6둥이 전원 인간이 아님

쵸로오소 카라이치 아츠토도 전재

 


카라마츠와의 사건이후 달리던 이치마츠는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야 겨우 멈춰섰다.

털이 바짝바짝서고 심장이 터질듯이 뛰었다.

이치마츠는 우선 무작정 근처에 있던 연못으로 몸을 던졌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정말 자연발화 해버릴것만 같았다.

심장이 무자비하게 뛰어서 이대로 부서지는것이 아닐까 싶었다.

수면 위로는 아름다운 달의 그림자가 영롱하게 빛이 났다.

이치마츠는 그 달빛 아래서 한참을 넋을 놓았다가

숨을 참는것이 한계가 오면 수면위로 솟구쳐 올라왔다.

물에 젖은 털을 대충 털어내면

달님이 했던 말이 계속해서 이치마츠의 귓가를 울린다.

난, 쭉-너를 지켜보고있었다.

너를...사랑하고 있었어.

항상 나의 빛이 닿는곳에서 너를--

달콤하고 달콤한 그 말이 이치마츠의 귓가를 적셔간다.

이치마츠는 앞발로 귀를 막고 풀밭을 마구 굴렀다.

어쩌지.

어떤식으로 행동해야 할지 이젠 모르겠어.

갑자기 할퀴었으니까 싫어하고 있으려나?

실은 성격이 아주 더럽다면서..실망하고 있을까?

할퀴었을때 신음소리 났었지?

피는?

달님은 피가 흐르는건가?

-우아아...위험해..원래부터 위험했지만..이젠 무리..

정상적으로 머리 안돌아가...

이치마츠는 한번 더 샘물에 뛰어들어야 하나 싶었지만

그러기엔 이미 지쳐있었다.

이치마츠는 허무하게 풀밭위에서 몸을 웅크렸다.

어쩐지 털에 닿는 달빛이 간질간질한것만 같았다

이치마츠는 조심스래 입을 열었다.

-...달님,

이제 그것은 더는 닿지않는 목소리가 아니다.

그 사실을 자각하고 나면 어느새 이치마츠의 얼굴을 발갛게 달아오른다.

짙은 털탓에 겉으로는 드러나지않았지만...

부드러운 중저음의 달님 목소리가 귓가를 마구 두들겼다.

항상 나의 빛이 닿는곳에서 너를--


-으읏...!!!!

뭐냐고, 항상 빛이 닿는곳이라니!!!

젠자앙!!!

그런거 이쪽도 그렇다고!!

늘...늘..

빛을 쫒아 너를---

그 달빛 너머로...

늘 너를 바라봤으니까...

기억 저편에서 특이한 기모노를 입은 남성의 말이 떠오른다.

-카라마츠 형은 원래..

-카라마츠 형.

그 남자는 자신과 달님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이치마츠는 그 기억을 다시 수면 속에 묻어두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선 앞발로 두 눈을 가리고 몸을 웅크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카..라마츠,

수줍고 조용한 그 첫사랑의 말은 공기를 타고 우아하게 울려퍼져나갔다.

그것은 과연 달님에게 전해졌을까.

그것은 달님만이 아는 이야기겠지만 적어도 고양이씨의 귓가에는 확실히 메아리쳐왔다.

아마 오늘 밤 고양이씨는 쉽게 잠들수 없을것만같다.

그리고 그 모든것을 보고있던 달,

카라마츠는 상당히 심각해졌다.

자신이 그렇게나 스토커 같은 말을 해버렸으니

이제 고양이씨와 만날수없을지도 모른다며 슬퍼하고있었는데

고양이씨가 갑자기 연못에 뛰어들거나
풀밭에 구르더니

연못을 다시 바라보다가 또 풀밭에 몸을 말거나 하는걸 보며,

카라마츠는 고양이씨가 심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자기가 한 말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서 저렇게 된건가?

어쩌지?

고양이씨가 이상한건 분명 내 탓일텐데..

이럴땐 --

아무리 생각해봐도 해결 방법 따윈 떠오르지않았다.

카라마츠는 하는수없이 그나마 제일 이야기를 들어줄것같은 토도마츠에게로 가기로 결정했다.

토도마츠가 사는곳은

카라마츠의 방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있지만,

토도마츠가 은하를 열어두고 있다면 빠르게 도착할것이다.

그러나 카라마츠는 예상과 다르게 문을 열자마자 토도마츠와 마주칠수있었다.

방에서 상당히 떨어진곳에 구름이 둥근 형태로 뭉쳐저 있고

토도마츠는 그곳에서 더 떨어진곳에 서있었다.

가만히 서있기만 하는 토도마츠가 이상했지만

우선 카라마츠는 빠르게 토도마츠에게로 다가섰다.

"토도마츠,"

...

'잘 들리지않는것인가?'

턱--

"토도마--"

"흐엣?!!!"

카라마츠가 이번엔 어깨를 붙잡고 이름을 부르려하자

이름을 다 부르기도 전에 놀라 토도마츠가 돌아본다.

"--뭐야 쿠소마츠형!!놀랐잖아!!섬세함 기르라고!!!나 고민중이었으니까!!!"

"그...그랬던것인가.미안하다...

응.?토도마츠,너--"

"응..?"

"..!!!!울고있는..건가..?"

"--!!!읏,아냐 바보!!!누가 운다고 그래?!멋대로 아는척 하지말아줘!!"

으득--

"오소마츠군."

"엣--"

"또 동생들에게 뭔가 한것인가.이상한 장난이나 치고..

이 구름..쵸로마츠지?협박 당하고있는건가?"

"아니, 그건"

"논 논~무서워할것없다.그 자식은 뒤끝없이 죽일테니까."

"그게 아니라--!!!!"

그러나 토도마츠의 말은 듣지도 않고

단지 동생이 울고있었다는 이유로 카라마츠는 최고의 속력으로 구름방을 향해 돌진했다.

동생한정 바보인 그는 구름으로 된 문 만큼은 조심스럽게 열고

큰소리를 쳤다

"오소마츠!!!!!!"

"카라..마츠..형..?"

그러자 방안에 띄워진 별등사이로 희미하게 울고있었던듯 눈가가 붉은 쵸로마츠가 고개를 든다.

물론 그 길로 카라마츠는 이성을 잃고

오소마츠를 거친 눈으로 찾아해매다가

침대에 창백하게 누워있는 오소마츠를 보면

저절로 손이 뻗어져 오소마츠의 멱살을 잡는다.

쵸로마츠가 비명을 지르며 카라마츠의 팔을 붙잡고

토도마츠가 뛰어 들어왔을때는 이미 상황 종료.

오소마츠는 거칠게 땅으로 내팽게쳐젔다.

토도마츠의 비명이 울리고 다시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에게 손을 뻗으면

쵸로마츠가 뒤에서 필사적으로 감싸온다.

구름들도 전부 몰려들어 카라마츠의 앞을 막는다.

필사적인 쵸로마츠가 멍하니 서있는 토도마츠의 이름을 강하게 부르면

그제야 토도마츠는 정신이 돌아와

카라마츠 주위에 별빛을 두른다.

"그만해 카라마츠형!!!!사람 얘기는 끝까지 들어!!!!"

"토도마츠..쵸로마츠..?"

"이제 이성 돌아온건가...막내력 대단하네.."

풀석--

"쵸, 쵸로마츠 괜찮은건가?!"

"너떼문에 다리에 힘 풀려버렸어.전혀 괜찮지 않...아..!!오소마츠형!!"

당황한듯 물어오는 카라마츠에게 소리치며 대답하려고 하면

바닥에 널브러진 장남이 눈에 들어온다.

그 길로 달려가 오소마츠를 일으키면 입가에서 옅은 피가 흘러나오고있다.

이성을 반쯤 잃은 카라마츠가 진심으로 던진것이니 충격이 컸던 모양이었다.

쵸로마츠는 날아가려는 이성을 억누르고

카라마츠에게 나직히 명령했다.

"카라마츠 형."

"오, 오우.."

"내가 화 풀릴때까지 저기서 전등하고있어."

"전등..?"

"전신에 불 밝히고 무릎꿇고 있으라고!!!!!"

"힛..!!아, 알았다 쵸로마츠!!!"

진심으로 열받은 삼남의 표정에 카라마츠가 서둘러 벽 구석으로가서

눈을 감고 본체의 빛을 끌어낸다.

은은한 푸른빛이 방안에 퍼지면

원래 있던 은빛의 별등과 섞이며 훌륭한 색이 된다.

쵸로마츠는 벌써 세번째로 장남을 다시 침대 위로 올린다.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혼자 두지말아줘 라는 싸인따윈 무시하고 방으로 돌아간다.

어색한 침묵이 방안에 흐르면 쵸로마츠가 먼저 말을 꺼낸다.

"카라마츠 형."

"오우..!!"

"앞으로 생각없이 달려드는거 그만둬.

알아 쳐 들었을거라고 믿는다."

'쵸로마츠으~~경어와 반말이 섞여있다제 쵸로마츠으으으!!!'

"물론이다..이젠 그러지않는다."

"후..오소마츠..오소마츠형은 우리 생각처럼 강한 사람이 아냐.

혼자 둬서 괜찮은 사람이...아니니까.."

"...?오우,"

'역시 알아듣지 못하는구나..'

"알면 됐어..그렇지만 우선은 오소마츠 형 일어날때까지 <전등> 하고있어.

어두우면 안되니까.."

"아아, 오케이다제-☆"

'쵸로마츠는 어두운걸 싫어하는거로군!
귀여운 브라더다제 후훗'

갑자기 안쓰런 얼굴을 만드는 카라마츠를 보며 쵸로마츠는 생각했다.

'우와 저 자식 절대 쓸대없는거 생각하고있어'

역시 손 들고 있으라고 할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것은 포기하고 가만히 잠든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까 피를 토한것으로 보아 내상이 남아있는것 같았지만

정작 쵸로마츠는 그것을 알 길이 없으니 답답했다.

하지만 잠든 오소마츠의 얼굴은 무척이나 평온했다.

그럼에도 쵸로마츠가 긴장을 놓을수 없는것은

정작 장남이 이렇게 된것도 그를 강하게만 보고 언제나 웃고있는 그 미소에 자신이 기대버렸기 때문이다.

불신의 싹이 텄다고도 할수있지만

쵸로마츠는 신중해진것뿐이다.

장남의 상처를 직시하고 싶었다.

그가 숨겨온 고통을 알고싶었다.

쵸로마츠는 그렇게 생각했다.

약간은 서늘하게 느껴지는 오소마츠의 피부를 쓸어올리자

오소마츠가 옅게 신음한다.

혹시 일어나 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쵸로마츠는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오소마츠 형."

"읏--"

"오소마츠 ㅎ.....오소마츠,"

"......."

"오소마츠 이제 어둡지 않으니까...이제..혼자가 아니니까.."

발작을 일으키던 오소마츠를 생각하고 쵸로마츠는 말투를 누그러트렸다

아이를 달래듯 살살 어깨를 흔들며 재촉하자

굳게 닫힌 눈꺼풀이 조금씩 떨려온다

그에 쵸로마츠가 환한 얼굴로 제차 이름을 부르면

떨리던 눈꺼풀은 천천히 열리면서 촛점이 없는  눈망울이 비추어진다.

쵸로마츠는 다급하게 카라마츠에게 다가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 손짓은 카라마츠라도 알만한것이라 카라마츠가 금세 다가오고

별의 구름을 오소마츠의 곁으로 모아왔을때 오소마츠의 눈이 완전히 떠졌다.

"오소마츠,"

안도감에 쵸로마츠가 이름을 불러오면

오소마츠는 아직 연기할 여력은 없는지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전해온다.

"쵸로...마.."

"오소마츠,"

"..배랑..등..아파..왜.."

"..카라마츠 형 탓이야. 나중에 내가 대신 갚아줄게."

"....고마워....쵸로마츠.."

"응..?"

"옆에 쭉--있어줘서..."

"형님 나도 있--"

"카라마츠 조용히."

"엩"

"...다시 잠들었어.하긴..제정신일때 이런 약한 소리 해주지않겠지."

카라마츠는 그런 쵸로마츠의 말이 이해되지않았다.

오소마츠는 장남이다.

약한 모습따윈 없어야 하는거잖아?

그렇지만 그런말을 했다간 동생의 생각을 부정하는것이기에 카라마츠는 말을 삼갔다.

그저 쵸로마츠를 말 없이 토닥일뿐이었다.

"..카라마츠 형.."

"응?"

"..이제 됐어..돌아가도 괜찮아.미안해 심한말해서.."

"오우 아니다!!!나는 괜찮다.

쵸로마츠는 괜찮은가?"

"난 괜찮으니까..."

"쵸로마츠.."

혼자 두면 안될것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카라마츠는 조용히 뒤돌아서 방을 나갔다.

이럴때 오소마츠라면 좀더 원활하게 대응했을텐데.

그렇지만 장남은 지금 소중한 동생을 걱정시키는 장본인이다.

정말 민폐만 주는 형이라고 카라마츠는 생각하며

자신의 방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 순간 완전히 잊었던 무언가가 카라마츠의 뇌리를 관통했다.

"고양이씨에 대해 물어보는것...완전히 잊었다제..."






+(별등은 오타가 아니라 별+전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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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사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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