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사이 노래하라 오소마츠 1-7 (1부 완)
리퀘스트-삶과 죽음사이 노래하라 오소마츠 / 2017. 5. 23. 16:40
제대로 된 의학물이 아닙니다.
의학지식은 없사오니 부디 양해를,
조금은 장형마츠의 성질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괜찮으신 분만 부디
열람해주세요
=======
멍하니 눈을 뜨면 아무도 없는것이 확인 되었다.
아까 전 잠깐 의식을 잃고 잠이 든것 같은데....
고개를 가만히 움직이면 시선은 시계까지 닿지않아
오소마츠는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키는 대신 창 밖을 바라보았다.
해가 지기 직전,
노을이 피기 직전의 느슨한 공기가
병실안에 퍼저나가고 있었다.
몸 안에 퍼지는 격통에 지친듯
방금까지 자고 있던 몸은 아직도 잠을 요구하며 휴식을 취하라 강요하기 시작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머리도 차갑게 굳은 손끝과
불 타는것 같은 내장기관도 전부 신경을 날카롭게 새우고
기를 불편하게 했다.
오소마츠는 옅게 눈을 찌푸리고
느리게 느리게 숨을 쉬며 토혈을 유도하였다.
토혈은 몸 안에 썩은 피를 내뱉는 행동으로서
지금은 차라리 피를 한번 토하는 것이 좋을것이다.
그렇게 결심하고 몇번 토혈을 유도하는
행동을 하면
가볍게 목 울대가 울렁이고
검붉은 피가 터저나왔다.
새까맣게 죽은 그것은 온갖 병균이 드글대는 지옥과도 같았다.
피를 뱉어낸 티슈를 갈무리하고
쓰래기 통에 던저 넣으며
오소마츠는 질린 고통에 머리를 흔들었다.
똑똑.
그때 가볍게 타고 들어온 노크소리가
고막을 깨우고
머리를 움직이게 했다.
피를 토해 가볍게 쉰 목소리로
"누구세요,"
하고 묻자 밖에서는 대답이 들려오지 않고
오히려 붕 뜬 느낌으로,
오소마츠는 밖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어
인상을 찌푸렸다.
한번 더 짜증섞인 목소리로 누구세요
라고 말하려 할때
괴로운 눈물이 섞인 비통한 소리가 울렸다.
"오소마츠 선생님 계시나요?"
의문을 담고 있으면서도 담고 있지 않는 목소리는
분명 환자이거나 그의 보호자.
또 내가 수술 이후 드러 누웠다는 것을
입 싼 간호사나 의사들에게서 듣고 찾아 왔겠지.
오소마츠는 한숨을 내지르고 대답하는 것을 포기한체
이불을 덮어썼다.
머리 끝까지 올려 호흡을 가두며
밖의 상황을 회피하자
자신을 찾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다가
이내 뚝, 하고 멎어들어
가만히 고개를 들면,
병실의 문을 10센티 가량 열어 드러낸
어떤 여자와 눈이 맞는다.
"히웃,"
무심코 새어나간 신음에 여자는 눈을 번뜩이며
천천히 병실의 문을 열었다.
눈물이 글썽하니 맺혀 있는 눈이나 산발이 된 머리,
짝이 맞지 않는 신발이나 실내복으로 추정되는 옷들로
오소마츠는 단박에 환자의 보호자라는 것을 깨달았고
또한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직감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는 후후, 하고 기분 나쁜 웃음소리로 웃으며
또한 다행이라는듯 양손을 모야 볼 옆에 가저다 대고 생긋 웃었다.
"아, 당신이 진짜 오소마츠 선생님이시죠?
역시,
아까 내가 만난건 가짜 였구나.
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인류의 구원, 새희망.
그렇게 떠받들여 지는 사람이
그정도로 차가울리가 없지."
"죄송합니다만, 당분간 진료는 받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관계자 외 출입금지이므로.."
"관계자? 걱정말아요.난 당신의 관계자가 될태니까.
오소마츠 선생님 부탁드려요.
우리 아들! 내 사랑스러운 아들 좀 살려주세요!!"
착잡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오소마츠는 여자의 텅 빈 눈을 바라보았다.
아, 이건 절대로다.
100%의 확률로
이 여자의 아들은 이 세상에 없다.
오소마츠는 더 듣지 않겠다는듯
손가락을 움직여 너스콜을 누르려고 했다.
그러자 여자는 그 불온함을 감지 했는지 서둘러 오소마츠의 팔을 붙잡고 늘어저 내렸다.
"선생님!!!!!!제발요!!!!저, 저희 아들은요
소아 암이었어요
무척이나 착하고 귀여운 아이였는데
그 암때문에, 죽었단 말이에요.
그 아이는 아무 죄가 없는 아이에요
내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돌려 주세요.
자신은 신인가.
마치 신에게 갈구하는 인간 처럼 주저 앉은 여자에게서 오소마츠는 문득 그런 의문을 느꼈다.
자신은 신이 아니다.
신이 될수 없다.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지만
단지 병을 좀 더 원활히 고칠수 있는 것 뿐이다.
오소마츠는 여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측은한 마음과 동정을 감추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나는 신이 아닙니다.
죽은자는 돌아오지 않아요."
다소 냉정하게 들려도 최대한 따뜻함을 담은 말에
여자의 눈이 느슨하게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거짓말."
여자의 눈은 완전히 촛점이 어긋났다.
오소마츠는 여자의 눈이 일순 악귀 같다고 생각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에 눈이 멀어 미처버린 악귀.
알수 없는 두려움에 주춤하고 침대의 끝으로 물러나자
여자의 단단한 손톱이 어깨에 박혔다.
여자는 단단히 어긋나 있었다.
크게 벌린 입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쏟아저 나왔다.
왜 방금 만난 가짜 와 같은 소리를 하는 거냐,
당신이 대신 죽는다면 살릴수 있지 않냐.
아직 시채도 태우지 않았다 부탁이다.
당신이 그러고도 의사인가?
내 마지막 희망은 당신이다.
절망과 애원을 오가는 외침 속에서
오소마츠는 무력하게 흔들렸다.
구토가 치밀어오르고 모든것이 질리기 시작했다.
짜증이 부글부글 끓어서,
하지만 의사의 의무와 눈 앞 여자에게 동정이 쓸린다.
이런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플레시 백.
번뜩 번뜩 하며 기억이 휘몰아친다.
의사 초창기 시절 능력이 알려진 자신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었다.
죽은 이들을 살려달라 우는 사람,
시한부인 자신을 고처 달라는 사람.
저 멀리 외국에서 까지 찾아와 자신을 붙드는 수많은 사람들.
그때는 아직 카라마츠들이 의사이기 전의 일이라서
오소마츠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수 없었다.
끈질기게 처들어오는 메스컴들과
악착같이 달라붙는 보호자와 환자들.
소중한 사람을 되찾고 싶은 사람과
소중한 사람과 함깨 있고 싶은 사람들이
오소마츠의 한계치를 짓밟고 무자비하게
몰아첬던 시절.
그리고 떠오르는 마지막 기억.
-선생님.
-고마웠어요.
자신의 품 안에서 떨어저 나갔던 작은 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직 덜 여문 눈으로.
빛 한번 재대로 밝히지 못하고 저버린 여린 꽃.
자신이 죽였던 아이의 얼굴까지 겹처지고 나자
가뜩이나 병으로 지처있던 오소마츠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터저 오소마츠를 덮첬다.
그리고 그런 감정의 폭풍은 오히려 오소마츠를 잠잠하게 했다.
오소마츠는 맨발로 차가운 병실의 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아직까지 소리를 치며 자신을 붙든 여자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놀랄정도로 죽은 목소리로 오소마츠는 말했다.
"알겠어요, 갑시다."
그 아이가 있는 곳으로.
*
카라마츠는 자신의 방에서 겨우 진정된
호흡을 내뱉고
들었던 35KG의 아령 두개를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쿵. 하는 지진과도 같은 소리에도
카라마츠는 꿈쩍도 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안돼.
안돼, 하고 생각해도 기억은 어쩔수 없이 과거로 흘러간다.
카라마츠는 차남이다.
장남의 뒤가 아닌 바로 옆에 선 차남.
그렇기에 동생들이 모르는 것을 자신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방금과도 같은 경우이다.
동생들은 최근, 오소마츠에게 목숨을 요구하는 환자가 많아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틀린 발언이었다.
오히려 그 수가 단번에 줄어들어
소수의 악덕들이 눈에 더 잘 띄게 됬을 뿐이다.
지금도 가슴 아프게 기억하는 것은
다크서클이 극심한 푸석푸석한 얼굴로
수술실 앞에서 쭈그려 자고 있던 오소마츠의 모습이었다.
그날, 어머니께 건내 받은 특제 스페셜 도시락을 들고
카라마츠는 새벽부터 병원에 가게 되었다.
관계자임을 알리고 목적을 명확하게 전달하자 들여보내진 곳에서
카라마츠는 오소마츠가 올때까지 기다리라고 한 응접실을 벗어나
오소마츠를 먼저 찾아 나섰었다.
그리고 본 것이 그것이었다.
아직은 차가운 바닥.
그 바닥에 수술 복을 제대로 벗지도 않고 엎어저 가쁜 숨만 내뱉는 오소마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달려가 일으키면
다크서클이 무겁게 내려 앉은 눈으로
카라마츠를 보고
힘겹게 입을 열어 주었다.
-어라~ 여기 오면 안되는데.
카라마츠 뭐하러 왔어~
그 실없는 목소리는 언제나와 같아서
더 눈물이 났었다.
그날 이후 카라마츠는 매일 같이 오소마츠의 병원을 찾았다.
오소마츠는 언제나 젊은 나이에 인턴조차 제대로 채우지 않고 왔다며
핍박의 시선을 받거나,
위궤양에 시달리며 아파하거나 코피를 쏟거나.
계속 된 불면증에 점점 죽어가거나.
모든것이 충격이었다.
당시의 카라마츠에게는 모든것이
무거운 충격으로 돌아와 목을 죄였었다.
오소마츠를 뒤쫒고자 자신들도 의학에 몰두하고 있었던 때지만
카라마츠의 마음은 더 단단해젔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카라마츠의 마음에서 단단하게 굳은 그것은
카라마츠의 육채와 정신을 몰아가기에 충분했고,
그렇기에 오소마츠 옆 외과의에 앉는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알고있는거다.
오소마츠에게 꼬였던 온갖 더러운 것들.
오소마츠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던 것들을 말이다.
그것은
동료 의사나 주변 사람이 아무리 말려도
오소마츠가 능력을 써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오소마츠를 상냥한 사람에서 벗어날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가 상냥하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장남,
대단한 사람.
하지만 동시에 그것에 분노하고도 있다.
제 목숨을 내어주면서 까지 타인의 목숨에 매달리는 직업 병.
다른 동생들은 그것에 질려하지만
오소마츠 앞에서 말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자신도, 오늘은 말해버렸지만 평소에도 참고 있는 수준이다.
운동으로 움직였던 근육이 식으며 급격한 한기가 몰려왔지만
카라마츠에게는 아무런 지장도 주지 않았다.
가볍게 땀을 닦고,
과거를 털어버리려는듯 고개를 흔들고
카라마츠는 몸을 일으켰다.
도무지 안될 기분이다.
오소마츠를 보러 가야겠다.
카라마츠는 결국 발을 옮겼다.
병원이라는 곳에서 이렇게 멋대로 몸을 움직이면
안된다는 것은 알고있다.
그렇지만 역시,
역시,
"나에겐 오소마츠가 중요해."
똑똑--
이윽고 오소마츠의 병실 앞에선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병실 문을 노크했다.
하지만 안에서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
자는건가 문을 여니,
"오소마츠?"
안에 있는것은 텅 비어 주인 없는 침대뿐.
의학지식은 없사오니 부디 양해를,
조금은 장형마츠의 성질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괜찮으신 분만 부디
열람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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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눈을 뜨면 아무도 없는것이 확인 되었다.
아까 전 잠깐 의식을 잃고 잠이 든것 같은데....
고개를 가만히 움직이면 시선은 시계까지 닿지않아
오소마츠는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키는 대신 창 밖을 바라보았다.
해가 지기 직전,
노을이 피기 직전의 느슨한 공기가
병실안에 퍼저나가고 있었다.
몸 안에 퍼지는 격통에 지친듯
방금까지 자고 있던 몸은 아직도 잠을 요구하며 휴식을 취하라 강요하기 시작했다.
무겁게 가라앉은 머리도 차갑게 굳은 손끝과
불 타는것 같은 내장기관도 전부 신경을 날카롭게 새우고
기를 불편하게 했다.
오소마츠는 옅게 눈을 찌푸리고
느리게 느리게 숨을 쉬며 토혈을 유도하였다.
토혈은 몸 안에 썩은 피를 내뱉는 행동으로서
지금은 차라리 피를 한번 토하는 것이 좋을것이다.
그렇게 결심하고 몇번 토혈을 유도하는
행동을 하면
가볍게 목 울대가 울렁이고
검붉은 피가 터저나왔다.
새까맣게 죽은 그것은 온갖 병균이 드글대는 지옥과도 같았다.
피를 뱉어낸 티슈를 갈무리하고
쓰래기 통에 던저 넣으며
오소마츠는 질린 고통에 머리를 흔들었다.
똑똑.
그때 가볍게 타고 들어온 노크소리가
고막을 깨우고
머리를 움직이게 했다.
피를 토해 가볍게 쉰 목소리로
"누구세요,"
하고 묻자 밖에서는 대답이 들려오지 않고
오히려 붕 뜬 느낌으로,
오소마츠는 밖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어
인상을 찌푸렸다.
한번 더 짜증섞인 목소리로 누구세요
라고 말하려 할때
괴로운 눈물이 섞인 비통한 소리가 울렸다.
"오소마츠 선생님 계시나요?"
의문을 담고 있으면서도 담고 있지 않는 목소리는
분명 환자이거나 그의 보호자.
또 내가 수술 이후 드러 누웠다는 것을
입 싼 간호사나 의사들에게서 듣고 찾아 왔겠지.
오소마츠는 한숨을 내지르고 대답하는 것을 포기한체
이불을 덮어썼다.
머리 끝까지 올려 호흡을 가두며
밖의 상황을 회피하자
자신을 찾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다가
이내 뚝, 하고 멎어들어
가만히 고개를 들면,
병실의 문을 10센티 가량 열어 드러낸
어떤 여자와 눈이 맞는다.
"히웃,"
무심코 새어나간 신음에 여자는 눈을 번뜩이며
천천히 병실의 문을 열었다.
눈물이 글썽하니 맺혀 있는 눈이나 산발이 된 머리,
짝이 맞지 않는 신발이나 실내복으로 추정되는 옷들로
오소마츠는 단박에 환자의 보호자라는 것을 깨달았고
또한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직감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는 후후, 하고 기분 나쁜 웃음소리로 웃으며
또한 다행이라는듯 양손을 모야 볼 옆에 가저다 대고 생긋 웃었다.
"아, 당신이 진짜 오소마츠 선생님이시죠?
역시,
아까 내가 만난건 가짜 였구나.
그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인류의 구원, 새희망.
그렇게 떠받들여 지는 사람이
그정도로 차가울리가 없지."
"죄송합니다만, 당분간 진료는 받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관계자 외 출입금지이므로.."
"관계자? 걱정말아요.난 당신의 관계자가 될태니까.
오소마츠 선생님 부탁드려요.
우리 아들! 내 사랑스러운 아들 좀 살려주세요!!"
착잡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오소마츠는 여자의 텅 빈 눈을 바라보았다.
아, 이건 절대로다.
100%의 확률로
이 여자의 아들은 이 세상에 없다.
오소마츠는 더 듣지 않겠다는듯
손가락을 움직여 너스콜을 누르려고 했다.
그러자 여자는 그 불온함을 감지 했는지 서둘러 오소마츠의 팔을 붙잡고 늘어저 내렸다.
"선생님!!!!!!제발요!!!!저, 저희 아들은요
소아 암이었어요
무척이나 착하고 귀여운 아이였는데
그 암때문에, 죽었단 말이에요.
그 아이는 아무 죄가 없는 아이에요
내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돌려 주세요.
자신은 신인가.
마치 신에게 갈구하는 인간 처럼 주저 앉은 여자에게서 오소마츠는 문득 그런 의문을 느꼈다.
자신은 신이 아니다.
신이 될수 없다.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지만
단지 병을 좀 더 원활히 고칠수 있는 것 뿐이다.
오소마츠는 여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측은한 마음과 동정을 감추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나는 신이 아닙니다.
죽은자는 돌아오지 않아요."
다소 냉정하게 들려도 최대한 따뜻함을 담은 말에
여자의 눈이 느슨하게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거짓말."
여자의 눈은 완전히 촛점이 어긋났다.
오소마츠는 여자의 눈이 일순 악귀 같다고 생각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에 눈이 멀어 미처버린 악귀.
알수 없는 두려움에 주춤하고 침대의 끝으로 물러나자
여자의 단단한 손톱이 어깨에 박혔다.
여자는 단단히 어긋나 있었다.
크게 벌린 입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쏟아저 나왔다.
왜 방금 만난 가짜 와 같은 소리를 하는 거냐,
당신이 대신 죽는다면 살릴수 있지 않냐.
아직 시채도 태우지 않았다 부탁이다.
당신이 그러고도 의사인가?
내 마지막 희망은 당신이다.
절망과 애원을 오가는 외침 속에서
오소마츠는 무력하게 흔들렸다.
구토가 치밀어오르고 모든것이 질리기 시작했다.
짜증이 부글부글 끓어서,
하지만 의사의 의무와 눈 앞 여자에게 동정이 쓸린다.
이런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플레시 백.
번뜩 번뜩 하며 기억이 휘몰아친다.
의사 초창기 시절 능력이 알려진 자신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왔었다.
죽은 이들을 살려달라 우는 사람,
시한부인 자신을 고처 달라는 사람.
저 멀리 외국에서 까지 찾아와 자신을 붙드는 수많은 사람들.
그때는 아직 카라마츠들이 의사이기 전의 일이라서
오소마츠는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수 없었다.
끈질기게 처들어오는 메스컴들과
악착같이 달라붙는 보호자와 환자들.
소중한 사람을 되찾고 싶은 사람과
소중한 사람과 함깨 있고 싶은 사람들이
오소마츠의 한계치를 짓밟고 무자비하게
몰아첬던 시절.
그리고 떠오르는 마지막 기억.
-선생님.
-고마웠어요.
자신의 품 안에서 떨어저 나갔던 작은 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직 덜 여문 눈으로.
빛 한번 재대로 밝히지 못하고 저버린 여린 꽃.
자신이 죽였던 아이의 얼굴까지 겹처지고 나자
가뜩이나 병으로 지처있던 오소마츠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터저 오소마츠를 덮첬다.
그리고 그런 감정의 폭풍은 오히려 오소마츠를 잠잠하게 했다.
오소마츠는 맨발로 차가운 병실의 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아직까지 소리를 치며 자신을 붙든 여자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놀랄정도로 죽은 목소리로 오소마츠는 말했다.
"알겠어요, 갑시다."
그 아이가 있는 곳으로.
*
카라마츠는 자신의 방에서 겨우 진정된
호흡을 내뱉고
들었던 35KG의 아령 두개를 바닥에 던지듯 내려놓았다.
쿵. 하는 지진과도 같은 소리에도
카라마츠는 꿈쩍도 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안돼.
안돼, 하고 생각해도 기억은 어쩔수 없이 과거로 흘러간다.
카라마츠는 차남이다.
장남의 뒤가 아닌 바로 옆에 선 차남.
그렇기에 동생들이 모르는 것을 자신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방금과도 같은 경우이다.
동생들은 최근, 오소마츠에게 목숨을 요구하는 환자가 많아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틀린 발언이었다.
오히려 그 수가 단번에 줄어들어
소수의 악덕들이 눈에 더 잘 띄게 됬을 뿐이다.
지금도 가슴 아프게 기억하는 것은
다크서클이 극심한 푸석푸석한 얼굴로
수술실 앞에서 쭈그려 자고 있던 오소마츠의 모습이었다.
그날, 어머니께 건내 받은 특제 스페셜 도시락을 들고
카라마츠는 새벽부터 병원에 가게 되었다.
관계자임을 알리고 목적을 명확하게 전달하자 들여보내진 곳에서
카라마츠는 오소마츠가 올때까지 기다리라고 한 응접실을 벗어나
오소마츠를 먼저 찾아 나섰었다.
그리고 본 것이 그것이었다.
아직은 차가운 바닥.
그 바닥에 수술 복을 제대로 벗지도 않고 엎어저 가쁜 숨만 내뱉는 오소마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달려가 일으키면
다크서클이 무겁게 내려 앉은 눈으로
카라마츠를 보고
힘겹게 입을 열어 주었다.
-어라~ 여기 오면 안되는데.
카라마츠 뭐하러 왔어~
그 실없는 목소리는 언제나와 같아서
더 눈물이 났었다.
그날 이후 카라마츠는 매일 같이 오소마츠의 병원을 찾았다.
오소마츠는 언제나 젊은 나이에 인턴조차 제대로 채우지 않고 왔다며
핍박의 시선을 받거나,
위궤양에 시달리며 아파하거나 코피를 쏟거나.
계속 된 불면증에 점점 죽어가거나.
모든것이 충격이었다.
당시의 카라마츠에게는 모든것이
무거운 충격으로 돌아와 목을 죄였었다.
오소마츠를 뒤쫒고자 자신들도 의학에 몰두하고 있었던 때지만
카라마츠의 마음은 더 단단해젔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카라마츠의 마음에서 단단하게 굳은 그것은
카라마츠의 육채와 정신을 몰아가기에 충분했고,
그렇기에 오소마츠 옆 외과의에 앉는것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알고있는거다.
오소마츠에게 꼬였던 온갖 더러운 것들.
오소마츠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던 것들을 말이다.
그것은
동료 의사나 주변 사람이 아무리 말려도
오소마츠가 능력을 써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오소마츠를 상냥한 사람에서 벗어날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가 상냥하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장남,
대단한 사람.
하지만 동시에 그것에 분노하고도 있다.
제 목숨을 내어주면서 까지 타인의 목숨에 매달리는 직업 병.
다른 동생들은 그것에 질려하지만
오소마츠 앞에서 말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자신도, 오늘은 말해버렸지만 평소에도 참고 있는 수준이다.
운동으로 움직였던 근육이 식으며 급격한 한기가 몰려왔지만
카라마츠에게는 아무런 지장도 주지 않았다.
가볍게 땀을 닦고,
과거를 털어버리려는듯 고개를 흔들고
카라마츠는 몸을 일으켰다.
도무지 안될 기분이다.
오소마츠를 보러 가야겠다.
카라마츠는 결국 발을 옮겼다.
병원이라는 곳에서 이렇게 멋대로 몸을 움직이면
안된다는 것은 알고있다.
그렇지만 역시,
역시,
"나에겐 오소마츠가 중요해."
똑똑--
이윽고 오소마츠의 병실 앞에선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병실 문을 노크했다.
하지만 안에서 들려오는 대답이 없어
자는건가 문을 여니,
"오소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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