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NangMooN

오소마츠상 냥문 5화

사사리엘 2016. 10. 16. 18:14
캐붕 막장 주의

뭐든 괜찮으신분만








엄청난 폭풍이 불어왔다.

창문이 덜컥거리고 길거리에 선 화분들이 깨져서 굴러다녔다

천둥은 신이 난듯 마구잡이로 뿌려지고

비 바람이 거세어 어린아이들은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했다

사람들 전원 집으로 돌아가 문을 단단히 걸어잠구고

아이들을 이불로 감쌌다.

하늘의 별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달은 흐릿하게 빛이 났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태풍에 사람들은 모두 두려워했다.

하지만 정작 태풍의 원인인 쵸로마츠는 더욱 거칠게 바람을 몰 뿐이었다

무엇때문인지 자꾸 짜증이 났던 탓이다

장남의 웃는 얼굴과 피 투성이가 된 다리가 자꾸 클로즈업 되면서

바득바득 신경을 긁었다

직접 장남을 만나려해도 자신이 짜증을 내며 돌아왔을땐

이미 노을이 뉘엿뉘엿 지고 있어서

장남은 천상계에도 지상계에도 보이질않았다

잔뜩 화가 나선 쵸로마츠는 거칠게 심천계로 돌아왔다

그 기척을 눈치채고 카라마츠가 달려나온다

"쵸로마츠으..무슨일인가,모두 겁 먹고 있다고...조금은 진정하는게.."

"미안 카라마츠.장남놈이랑 얘기 좀 해야하니까...미안해. 진정해볼게."

그렇게 말하지만 전혀 진정할 기미가 안보이는 표정에 카라마츠는 입을 다물었다

또 그 바보자식이 뭘 한건지..

어째서 이렇게 자신에게 방해만 되는걸까 하고 카라마츠는 생각했다

그러나 몇분지나지않아 쵸로마츠는 다시 돌아왔다

"저 방문 네가 부쉈어?"

무서운 얼굴로 쵸로마츠가 묻자

카라마츠는 텅빈 머리를 필사적으로 더듬어서는

겨우 생각해내고 답했다

"아, 으응..그렇다."

"쯧...방에도 지상에도 천상에도 없으면 이 새끼는 어디간거야."

"쵸로마츠, 도와"

"됐어 카라마츠형. 내가 내려가서 찾을테니까.

....미안해,폐 끼쳐서."

"아아, 아니다!우린 형제아닌가!이런거 아무런 폐도 되지않는다제!"

해맑게 웃고있었지만 뒷골목으로 무사히 피하는 고양이씨를 목격하지 않았다면

카라마츠는 지금쯤 쵸로마츠의 멱살을 잡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손을 흔들며 쵸로마츠를 배웅했고

쵸로마츠는 빠르게 지상으로 내려갔다

쥬시마츠는 신난듯이 구름위를 뛰놀고 있다

"쥬시마츠 바보장남 못봤어?"

"오소마츠 형아라면 저쪽~있지 쵸로마츠 형아 고마워~무지 재밌어!!"

"그래도 피해안가게 적당히 해둬.알았지?"

"알았슴다 머스르머스르!허스르허스르!"

"후..정말 알아들은걸까."

그렇게 까지 말했을때의 삼남은 조금 누그러져있어서

바람도 비도 모두 훨씬 기세가 줄었다.

비바람을 타고 빠르게 골목사이를 누비며 돌아다니던 삼남은 문득 익숙한 무언가를 보았다

발자취.

태양의 열기가 아직 식지않은 발자취였다

사실 발자취라고 해도 상당히 흐려서 알아볼 수 있는것은 발자국 하나뿐이지만

삼남은 그것을 보고 이를 갈았다

"그 망할장남 여기 지나갔구만?"

그렇지만 이해는 되지않았다.

충분히 모습을 감추고 이동할 수 있으니 공중으로 이동하는게 빠르고 편할것이다

그렇기에 이제껏 발자국 하나 발견하지못한건데

그것이 여기 남아있다는건..

도중 기운이 다해 한번 낙하했다거나?

순간 머리속으로 강한 장남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그 녀석에 한해서 그럴일은 없다고 단정짓고

단지 잠시 장난을 쳤을뿐이라며 생각한 쵸로마츠는 더욱 열받아서

바람이 낼 수 있는 최대속도로 마을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덕분에 쵸로마츠가 잘못 스쳐버린 오두막의 기둥이 휘청거리거나

이미 너덜너덜한 화분이 산산 조각이 나는등

여러참사가 일어났다

마을안에 없다는것을 바로 알고 쵸로마츠는 마을 밖 동산으로 방향을 틀었다

골목사이에 있던 고양이씨는 슬쩍 보니 제법 괜찮은것 같았지만

나중에 뒷말이 나오는것은 싫기에 쵸로마츠는 감정을 추스리려고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문득 시야에 들어온 형체를 마주하면

그것은 모두 쓸모없게 되서..

"오소, 마츠.."

미친듯이 쏟아지는 빗물 사이에서

바람에 흩날려 새하얀 옷자락이 마구 나부끼고있었다.

그럼에도 깨어나지않고 꾹 닫힌 눈은 마치..

마치 죽은것만 같아서--

좀 더 냉정할수있는 상황이었다면

실제로 비를 맞는다거나 해서 죽지않는 육체니까 당황하지않고 다가가 살폈을텐데

상당한 분노로 엉켜있던 쵸로마츠의 머리는 그대로 폭발해버렸다.

눈동자가 초점을 잃었고,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