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NangMooN

오소마츠상 소설-냥문 3화

사사리엘 2016. 10. 15. 21:22
막장 캐붕주의



누구라도 좋으니까..

내 곁에 와줘.

그렇게 생각하고 잠이 들었지만

눈을 떴을땐 역시 그 누구도 없었다

아니,있는게 이상하겠지

인간계는 한창 가을이 흘러가는 중이었다

그러니 거리를 두고 있어야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혼자가 아닌 시간이 왔다는것에 기뻐했다

낮에는 카라마츠가 그렇게 좋아하는 고양이씨가 잘 나타나진 않는다.

눈치가 빠른 그는 분명 이 태양빛이 싫어서 일거라고 지래짐작하고있었다

물론 오소마츠가 짐작한대로 그 이유가 가장 컸다.

보통 고양이씨는 뒷골목에 거주했다

달님이 가만가만 스러지고

태양이 저 능선에서 피어오르면 고양이씨는 그 눈부심에 온갖 짜증을 내며 일어났다

그러고는 자신이 사는 동내로 돌아가

뒷골목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한다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하면서

가끔 배고파 참을수없을때는 그대로 꼬리를 말고 배고픔을 견딘다

마을에 널린 도둑고양이와는 달랐다

스스로 쓰래기라고 생각하는 그이지만 어쩨서인지 도둑질만큼은 하지않았다

어차피 길고양이고 언제 죽어도 상관없다는 사고방식이 그를 더욱 그렇게 했다.

이치마츠가 마을을 돌아다니지않는 또 다른 이유는

단지 인간들이 싫어서이다

그딴 생물 한번도 좋아한적이 없었다

꼬르륵,

작은 소리가 위장에서 울려퍼져왔다

고양이씨는 작게 혀를 차며 몸을 더욱 말았다

질리도록 잤지만 자는것말고는 배고픔을 이길 방법이 없다.

그리고 고양이씨가 잠들기 직전,

"아웅,"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쫑긋거리면서도 고양이씨는 결코 고개를 들지않았다.

아웅,아우웅..

그 소리는 계속 고양이씨의 곁에서 끊어질듯 희미해졌다가 다시 살고싶어 부르짖는것 처럼 올라갔다 하며

고양이씨의 신경을 긁었다

이윽고,

아우우웅!!

-진짜 시끄럽네, 뭐냐 너?

참지못한 고양이씨가 몸을 일으켜 소리쳤을때 눈 앞에 보인것은

옅은 크림색의 작고 작은,아기 고양이.

마치 멀리서 보는 달빛의 털을 가진 고양이를 보자 고양이씨도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

-배가 고픈거냐, 미안하지만 이쪽도 마찬가지라고..

아우웅 아웅..

-여기서 살려면 제대로 먹는것따윈 포기해.

부러 냉정하게 말하지만 사실은 눈앞의 아기 고양이가 제법 신경쓰였다

하루이틀 굶은것이 아닌지 홀쭉 말라있어서

당장이라도 죽을것같았기 때문이다

골목 너머로 빵바구니를 이고 가는 아주머니가 고양이씨의 시선에 닿는다

본인 스스로도 믿지못하면서

고양이씨는 할수없네, 라고 작게 중얼거린뒤

빠르게 그 아주머니께로 뛰어갔다

갑자기 뛰어나와 덮쳐오는 생물체에 아주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고

고양이씨가 그틈을 타 빵을 물고 내달렸다

아우웅 아우웅.

작게 우는 아기고양이는 곧이라도 죽을것같아서 고양이씨는 다급해졌다

그러나 어느새 자신 앞으로 벽이 생겼다

제법 빨리 뛰었다고 생각했다

고양이보다 빠른 인간이라니 본적 없어.

그렇지만 그 사람은 고양이씨가 눈치채지 못했을뿐 쭉 그곳에 있던 사람이다

아기고양이가 가로막힌 고양이씨를 보며 필사적으로 걸어온다

-바보, 오지맛--!!!!

그렇게 외치는 동시에,

컁--

자신을 가로막고 있던 남자의 발에 차여 저 멀리 날아가버리는 아기고양이

"쯧, 처음보는 도둑고양인데 모녀지간인가."

피를 흘리며 저 멀리 나뒹굴러진 아기고양이를 보며 고양이씨는

머리속에서 뭔가 끊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발톱으로 그 남자를 거칠게 할퀸 뒤로서

에?나 뭐하는거야 저깟 애새끼 하나 때문에

진짜?아니 이미 훔치러 가는것부터 제정신이 아니었을지도

머릿속이 뒤죽박죽으로 생각이 흘러갔다

할퀴어진 고통에 남자가 거칠게 고양이씨에게 발길질을 날리고...

느리게 날아오는 남자의 발을 보며 넋을 놓은 고양이씨 사이로 누군가 들어온다

빠악--!!!

"......!!!"

"우아앗 아팟아팟아파팟~이 사람 진심으로 쳤어요~"

"뭐, 뭐야 너는..."

내 앞에는 또 다른 남자가 서있었다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특이한 복장이다

태양이 바로 위에 떠있어서 그런것인지 올려다 보는것만으로도 눈부셔서

고양이씨는 인상을 썼다

"뭐 아픈건 아픈거고~이 아이 내가 데려갈게!!"

그러나 인상을 쓴 직후 고양이씨는 남자가 허리에 두르고있는 천에 싸매여저

이동되고있었다

-?!!!!뭐야,내려놔...!

"엣~그런거 무리임다 참고로 얌전히 있지않으면 나한테 닿여서 화상입을거야~"

인간 주제에 무슨소릴하는거야.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확실히 천을 붙잡고있는 양손이나

뒷편의 몸에서도 뜨거운 열이 방출되고있어서

고양이씨는 더워서 죽을것만 같았다.

그래서 무어라 태클걸려던것을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한참을 달리던 남자는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섰다

그때서야 고양이씨는 깨달았다

이 남자 눈부시다고 생각한거 착각이 아니구나.

붉고 하얀 빛이 남자의 몸에서 넘치듯 흘러 나오고있었다

마치 태양의 그것처럼 나선으로 구불구불하게 펼쳐저서

남자는 자신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코밑을 쓱 긁으며 해맑게 웃었다

"쉿, 비밀이야!"

능청맞게 웃는 그남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잠깐 여기서 기다리라고 꼭 기다려야한다고 당부 한뒤 다시 마을로 돌아갔다

남자의 허리에 감은천은 여전히 고양이씨의 밑에 깔려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길고양이치곤 깔끔한 편이지

더럽다고 말할 수준은 아니었던지라

뭔가 촉감이 묘하게 좋은 그 천위에서

이거 나같은 쓰레기가 올라타있어도 좋은천?

하고 바보같은 생각을 했다

그러다 문득 기괴함에 잊고있었던 아기고양이가 생각났다.

남자는 기다리라고 했지만 딱히 자신이 기다릴 이유는 없다

고양이씨는 망설임없이 천 위를 뛰어내려가 아기 고양이에게 달려가려..

"기다리라고 했잖~진짜 장난꾸러기 고양이씨네."

어느새 돌아온 남자는 아까 고양이씨가 훔치려던 빵이나 얇게 저민 고기 한근을 들고있었다

그것을 조심조심 고양이씨의 앞에 풀어주며

바지주머니에서 물과 접시를 꺼내 부어준다

"아까 이거 노리고있었지?"

그에 고양이씨는 남자를 멍하니 처다보았다

자신이 혐오하는 태양이랑 닮아서 짜증스러운 남자다

앞발로 그릇을 엎어버리려고 했지만

남자가 내뿜는 묘한 카리스마에 질려 귀를 접는다

"아..그리고 미안. 크림빛 아기고양이 죽었어."

풉--쿨럭 쿨럭...

"진짜 미안~?그치만 말하지않으면 너 찾으러 갈 분위기였고!"

....

-딱히 상관없어.
나도..녀석도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않은 길고양이니까.

얌전히 저민고기와 빵을 먹는 고양이씨의 털을 남자는 공기위로 쓰다듬었다

오랜 길거리 생활에 털이 엉키고 미끈거렸지만

이 정도 쯤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남자는 의미모를 미소를 지으며 고양이씨를 가만가만 쓰다듬다

허용범위를 넘었다, 라고 말하는듯한 고양이씨에게 할큄을 당했다

손에 길게 사선으로 피가 맺혔지만

도도한 고양이씨는 신경도 안쓰는듯 했다

"그런데 고양이씨,이름이 뭐야~?"

-없어 그딴거

"있잖아 이르음~형아 다 알고있으니까 말야!"

(누가 형이란 거야...)

-없다고.

"흐응~뭐 좋아, 본인이 말하지 않겠다면 말야!"

의외로 순순히 물러나서 남자는 싱긋 웃었다

"그럼 다음에 또 봐!이.치.마.츠♥"

털석.

그 말을 남기고 남자는 마치 태양에 흡수되듯 빛속으로 순식간에 스러졌다

고양이씨, 아니 이치마츠는 그것을 황당한채 바라봤다

-....하..?내 이름 어째서 알고있는..

그러다 너무 놀라는 일이 많아 까맣게 있고있던 사실 하나를 더 기억해냈다

-저 녀석...나랑 당연한다는듯 대화했잖아...진심 뭐냐고..


그 직후 자신의 자리인 태양으로 돌아온 오소마츠는 싱글싱글 웃으며

상처난 손과 다리를 지어냈다

본디 자신들은 인간계에 관섭하면 안되는 존재.

인간에게 접촉하는것만으로도 벌을 받는다.

그것을 증명하듯 남자에게 차인 발은 단지 차였다기 보단

트럭에 깔린듯 처참하게 일그러져있었다.

손등의 할퀸 자국은 멀쩡하다.

본디 동물의 영향은 받지않기 때문이었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다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흔들던 그때

저 멀리서 쵸로마츠가 빠르게 날아온다

"욥,정찰은 끝났어?쵸로마츠?"

"어.랄까 그다리 왜그런거?"

"살짝말야~"

사실 고양이씨의 위기라면 오소마츠보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쵸로마츠가 더 많이 목격한다

하지만 냉정하고 상식적인 그는 그것을 무시할뿐이다

지상의 일따윈 관여해봤자 좋은것이 없고

언젠간 카라마츠가 그 고양이를 찾아 지상계로 내려가 사고칠지도 모르기에 냅두는 편이 좋다고 판단한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상계에 뛰어들어간 장남을 탓하지않았다

이 바보를 혼낸다고 해도 자기 입만 아플뿐이며

어차피 장남의 일은 장남이 혼자 잘 처리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장남이까 괜찮다.

그런 인식이 쵸로마츠에겐 자신도 깨닫지 못하고 깊이 박혀있었다

애초에 마냥 웃고있는 오소마츠가 아파보이지도 않았기에

피가 뚝뚝흐르는 다리따윈 무시해도 좋다고 무의식적으로 결론을 내린것이다

쵸로마츠는 이내 가볍게 하늘 위로 뛰어올라 나선을 그렸다

"쵸로마츠는 구름과 바람이라 좋겠네~자유롭고!"

"바보아냐 그딴거 단지 성가시기만 하다고.

너야말로 좋을거 아냐.

잠자는 시간도 길고 그냥 앉아있으면 되니까?"

"핫,그렇긴하지~"

코 밑을 문지르며 능청스럽게 웃는 오소마츠를 뒤로하고

그럼 난 이만.멀리까지 비를 뿌리러가야해.

라는 말을 남기고 멀어져갔다

오소마츠는 그 뒷모습을 보며 쓸쓸히 웃었다

"잠자는 시간이 긴것도..한자리에 앉아있으면 오케이인것도

무지하게 외롭다구~쵸로짱."

역시 그말도 어제의 약함과 같이 형제에는

닿지않는다.










아..이거 이치카라 맞는걸까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