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차남시리즈

차남,마츠노가에 돌아온다

사사리엘 2016. 10. 12. 00:16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빛났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윽고 빛이 사라지고 이치마츠가 눈물이 고인 눈으로 앞을 바라 보았을 때...

푸른파카는, 그곳에 있었다.

"-----"

이치마츠는 서둘러 그에게 무언가를 전하려 했지만 지독한 통증이 따를뿐이었다.

"다녀왔어,이치마츠."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눈치채지 못한 듯

조금은 조심스럽게 카라마츠가 팔을 벌려온다

그에 이치마츠는 홀리듯 다가가

푸른 파카를 필사적으로 끌어 안았다.

목안에 걸려있던 무언가가 녹아서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카라...마츠..형.."

본능적인 느낌에 입을 열자 평소보다 더욱 매끄러운 목소리가

목구멍을 타고 흘러나왔다.

평소라면 생각하지도 못할 행동으로

카라마츠를 끌어안고 조용히 그 어깨에 고개를 파묻고 나직히 울음을 터트렸다

카라마츠는 그저 그런 동생의 등을 가만히 감싸줄뿐이었다.

그리고..

무너져가는 거울 세계에서 홀로 남은 검은 형체는

이제 어느 한군데도 깨어져 있지 않은 거울을 보며 쓰게 웃었다

마지막 카라마츠의 대사가 아득히 들려오고,

거울 너머로는 무척이나 따뜻한 색감으로 끌어안은 두 형제가 보였다.

그것에 아무말도 하지 않고 검은 형체는 거울을 끌어 안았다

"이제 됐어...네가 스스로 찾았으니까...돌아가는 길.."

그렇게 말하며 무너져가는 세계에서 홀로 선 그 형체는 무척이나 쓸쓸하고,

외로워보였다...



-----


벌떡-


"왜그래 쵸로마츠?"

"돌아왔,"

갑작스럽게 쵸로마츠가 일어서고

뒤따라 토도마츠가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일어났다.

쥬시마츠는 뛰는 것을 멈추고 진지한 얼굴로 문을 바라보았다

동생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마츠노가 가 잃어버렸던 소중한 것이 돌아와 주었다는것을...

이제는 오소마츠도 일어서서 금방이라도 열릴것같은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쯤 소매를 걷어올린 팔이 먼저 들어오고

계절과 상관없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한손을 머리에 올려,

-다녀왔다제 브라더 타치!

그리운 목소리로 말해줄 그를--

쵸로마츠가 다급하게 문가로 다가서고

토도마츠도 조금씩 발걸음을 움직였다.

쥬시마츠와 오소마츠만이 일어선 자리를 지키고 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쵸로마츠의 손이 문에 닿는 순간

드르륵-

문은 문 너머의 누군가에 의해서 먼저 열렸다.

헤어지기 직전 입었던 잠옷 그대로-

허세가 가득한 웃음따위는 없는 수수한 미소로 웃으며

그 사람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다녀왔어..!"

청렴한 목소리가 공기중에 울려 퍼지고

"--어서와....!!"

조금은 울음으로 막혀버린 4명분의 목소리가 잇따라 울린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모두
문앞에선 남자를 향해 달려나가

익숙한 체향이 나는 품에 파묻혀 누구랄것도 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어서와 카라마츠...!"

"카라마츠형....!"

"형아아아~"

"응, 돌아왔어 제대로."

한대 뒤엉킨 그들을 파카 두 사람이 벅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내 다시금 벌려지는 팔에 사남이 그 대열에 합세하여 엉키고

장남은 그 곁에서 묵묵히 웃어넘겼다.

'거봐. 모두 카라마츠가 없으면 안되니까...'

그러니까..

"함부로 가출 하지마라고 바카라마츠~!!"

와락-

"우왓, 오소마츠 무겁다! 내려가줘, 오소마츠읏~"

갑자기 달려드는 장남탓에 카라마츠와 엉켜있던 여럿이 신음하며 비틀거렸지만

장남은 그것에 아랑곳하지않고 웃으면서 마구 부벼왔다.

"싫거든!형아 외로웠으니까--

그리고...착각하지마.우리 모두 너 없으면 안되는 생활하고 있으니까."

그것에 질려하다가도 일순 진지해진 목소리에 카라마츠가 의문을 가지자

"오소마츠...?"

장남의 말에 진작 해야할 말을 깨달은 동생들 중

토도마츠가 처음으로 말을 시작했다.

"오소마츠형 말이 맞아. 우리 카라마츠형 없으면 진짜..안돼..

그러니까 또 어디 가버리지 말아줘....미안했어.."

"토도마츠.."

"미안해..카라마츠...네가...여기까지 내몰리게 해서..미안.."

"쵸로마츠.."

"카라마츠형아...."

꼬옥--

"...쥬시마츠.."

"..알겠지, 천하의 장남님이라도 너 없으면 장남 아니니까."

"--아아..."

토도마츠도 쵸로마츠도 쥬시마츠도...

여기서 말해주진 않았지만 나를 위해 울어주고 아까부터 계속 자신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이치마츠도..

역시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소중한 형제...

"모두 고맙다...!"

카라마츠는 지금까지 지었던 미소보다 비교 될 수 없을 정도로 환하고 순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소마츠,"

그리고 고개를 돌려 자신의 하나뿐인 형을 바라보았다

떠올린 기억속의 오소마츠는 당장이라도 죽을것같았는데

그 다음 기억의 오소마츠는 지금의 장남같은 이미지가 되어있었다

그 과정을 카라마츠는 모르지만

어쩌면 자신보다 더 힘든것을 눌러 온 것은 오소마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지금 오소마츠를 바라보는 카라마츠의 눈빛은

연기에 찬 사랑도 형에 대한 냉담함도..

동생으로서 보이던 약함도 아닌

따스하고 따스한 진실된 눈빛.

그 눈빛으로 카라마츠는 입을 열었다.

"고맙다."

지금의 형으로 있어줘서...모두가 흔들리지 않도록 착실히 붙잡아주는 장남이 되어주어서..

그런 말들은 전부 잘려나가 버렸지만

그런 의미가 함축된것같기도한 그 말.

오소마츠는 그것을 눈치채고 서둘러 차남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 나도 고마워 카라마츠"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일어나 자연스럽게 웃는다.

"그럼 이제 카라마츠도 돌아왔고 전부 해결됐지?

형아 이제 귀찮고 파칭코나 다녀올레~"

심드렁하게 내뱉고는

네놈 그러고도 장남이냐며 소리치는 쵸로마츠를 뒤로 문을 닫는다.

"바보 아냐 카라마츠~그런식으로 하면 형아 울어버릴 것 같으니까,"

아슬아슬 했잖아.

그런 상각을 하며 눈가를 누른 채 서둘러 현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오소마츠를 누군가 붙잡아 왔다

돌아본 시선 끝에는 방금전 자신에게 소리치던 쵸로마츠가 서있었다

"이젠 우리도 안 속으니까.
....그런거 외롭잖아.그러니까..약한 모습 보여도,"

그 뒤에는 카라마츠를 중심으로 다른 동생들이 보인다

이제 오소마츠가 외면하고 싶어했던 차남이 없는 풍경은 더 이상 비춰지지 않을 것이다

그가 바라던 대로 어디서나 차남의 목소리가, 그 모습이...

어느 센가 오소마츠는 웃고있었다.

그럼에도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버릇처럼 코 밑을 문지르며 오소마츠는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그를 질책하지않는다.

장남인 자신이 울어도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은, 지금만은 장남이 아닌..

오소마츠로 있어도 괜찮은거구나.

지금만은 오소마츠로 있어도 좋은거구나.

그런 장남의 손을 형제들이 붇잡아준다.

그토록 그리던 차남의 손도 함께다.

이것으로 6명이서 하나이던 마츠노가는...

소중한것을 잃어버려 망가져가던 마츠노가는

완전히 잃어가던 색을 선명하게 되찾았다.

푸른빛이 돌아와 육색으로 빛나는 그들은

헤어지지도 버려지지도 않은 채

앞으로도 쭉--

여섯이서 하나, 일것이다.



차남이야기,

끝.




이것으로 차남이야기 끝입니다//

허접한 마무리 죄송합니다.

장남과 차남 이야기 어우러지게 하고싶었는데..잘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밑으로는 짧은 외전입니다



카라마츠가 돌아온 그날 6쌍둥이는 오랜만에 6명 함께 목욕할 생각에 들떠있었다

검은 형체를 떨처버린 차남은 안쓰럽지도 허세에 젖어있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소중하고 소중한 차남이었고

이치마츠는 오히려 그것이 기쁜듯 그렇게나 부르기 싫어했던

카라마츠 형, 을 몇번이나 부르고있다

그 와중에 오소마츠만 머뭇거리며 채비를 마치지 못하는 것을 카라마츠가 의아하게 여긴다.

"오소마츠 왜그래,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목욕탕 문 닫는다고?"

그 이유를 알고있는 형제들이 머뭇거리던 찰나

쵸로마츠가 오소마츠의 팔목을 붙잡고 걷어올린다.

그 사이 말라버린 팔목과 그 위로 어지럽게 그어올린 흉터와

끔찍하게 일그러진 화상자국.

그것에 카라마츠가 일순 숨을 멈추었다

"이, 이거--"

"아아..이런게 귀찮아서 그런건데 쵸로짱도 너무하지.."

"오소마츠 이게 어떻게 된 건가!!!!"

"그게 말야~영양실조..라고나 할까...ㅎ.."

"웃을때인가!!!그것보다 영양실조라니?!"

"아아 카라마츠형 일단 진정해 저 망할 장남이 전부 혼자 자해한거니까.

뭐..화상자국은 쵸로마츠형이 범인이지만."

"하아아..?"

이치마츠의 설명에 카라마츠는 넋이 나간 듯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그러다 일순 진지한 얼굴로 소리친다.

"고맙다는 말은 취소다 오소마츠!!!
자해같은거 용서 못한다고!!"

"아니아니~이제 하지않으니까~"

시선을 회피하는 장남을 카라마츠가 붙잡는다.

"하지않는다고 맹세해라!!"

"음, 맹세합니다!"

"정말인가!!!"

"넵!"

"....알았다.이번만은..이번만은 넘어 가는것이다.

자해같은 몹쓸 짓..하지마."

"응 응~형아 안하니까..미안해 카라마츠?"

"알면 됐다.목욕탕 갈..건가?"

"아아 그렇네, 슬슬 문 닫겠어!빨리가자♥"



외전 1끝!

당황스러우신가요..?

저도 저렇게 끝나버려서 당황스럽지만 더 이상 뭘 써야할지..(쿨럭


죄송합니다..!!!!!






-오소마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