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정신이탈 장형마츠시리즈

오소마츠상 소설/정신이탈 장형시리즈 라스트 (1)

사사리엘 2017. 3. 23. 22:51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런 소설이라 죄송합니다.


캐붕/막장 심합니다.

유혈 있을수 있습니다.

뭐든 괜찮으신분만.


미처있는 장형마츠 이야기

마지막 파트 (1)






어두운 복도에 울리는 휠체어의 바퀴가 매끄럽지 못하게 구르는 소리.

가벼운 마찰음.

작고 가벼운 발소리.

물방울 같은 액체가 떨어지는 듯 한 소리.

이윽고 어느 한 지점에서 멈춘 소리는

기묘한 음색을 흘리는 발자국으로 바뀌어 점차 사라져 갔다.

고양이 발걸음 처럼 가볍지만

슬리퍼 특유의 끌리는 소리가 바닥을 치면

살짝 땀이 배인듯한 맨발이

계단 대리석에 붙었다 떨어지는 가벼운 소리.

중간중간으로 거친 숨소리와

직직, 어느 한곳의 신체 부위가 끌리는 소리.

그 소리를 따라 가면

어두운 계단,

비상등에 의지해서 걸어 올라가는 남자 두명이 보인다.

등이 살짝 굽은 슬리퍼의 남자가

환자복 차림의 너덜너덜한 피투성이의 남자를 이끌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이제 한층을 올라왔는데도 부축하는 남자의 숨은 턱 끝까지 치달아 있고

부축 받는 남자의 안색도 좋아 보이진 않았다.

남자의 손바닥과 발목에 감아놓은 휴지들은

남자의 피를 먹고 살점에 엉겨붙어 남자를 괴롭게 했고

그것을 모르는지 부축하는 남자는

그저 숨만 몰아쉬며 남자를 계단위로 끌고가기 바빴다.

그것을 보다 못한 환자복의 남자는

작게 한숨을 짓는 입을 열었다.


"이치마츠, 힘들면 쉬다갈래?"


부축하는 남자, 이치마츠라 불린 남자는

그 말이 자신을 배려하는 말임에도 날을 세우고

퉁명스럽게 대꾸하였다.


"우습게...보지마, 헉...이정도는..흐, 아무렇지도 않다고..."


그 퉁명스러움이 거친 호흡에 섞여

우습지도 않게 흩어져 버렸지만.

그것에 부축 받고 있던 남자는 이치마츠라는 남자를 배려하듯

비웃음조차 담지 않고 고개를 끄덕여

수긍해주었다.


"네네, 대단하신 이치마츠님."


선택한 단어 자체에는 조롱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아도

그 천진무구한 장난스러움이 그 남자의 아이덴티티 라고 봐도 좋을 정도라서

이치마츠는 그것을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후 얼마나 올라갔을까.

사람들의 출입이 끊겨 계단에는

먼지가 소복히 쌓인탓에

부축을 받던 남자의 발을 새카매저 있었고

부축을 하던 이치마츠라는 남자역시

곧 죽을 것 처럼 되었을 때

그들은 옥상 입구에 도착하였다.


낡은 철제문 너머로 웅성이는 소리가 심했다.

귀를 기울이고 소리에 집중하면

다소의 노이즈는 있지만 드문드문 소리가 들려왔다.

노이즈는 대체로 누군가의 울먹이는 소리나 당황하는 소리.

무엇인가 일정한 간격으로 바닥을 때리는 소리와

그것에 묻혀 순식간에 사라지는 누군가의 신음.

그것들에 한대 엉켜 들리는 낮고 날선 목소리는

지옥 밑바닥을 감싸는 안개 처럼 음산했다.

"----마츠, ----랬거든, ------들어?"

"하, -------이어, -----"


"....저거.."

"으응--아직 심각하네. 조금만 방관하다 가자.

여기 그냥 내려줘~"

"....하아..알았어. 그럼 잠깐 난간에 기대있어."

"응~?"


그 문 너머의 상황을 어림짐작한듯 부축받던 남자는 휴식을 요구했고

그에 순순히 응하며 이치마츠는 계단을 가볍게 손으로 쓸었다.


"먼지..많으니까....이제 됐어,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


"....형..?"


"으응, 아무것도..이치마츠 너무 기특해서 쓰다듬어 주고 싶었는데..

형아 손이 없네,"


먼지를 털어내고 뒤를 돌아보자 난간에 기대

어쩐지 착잡한 표정을 한 남자에게

이치마츠가 조심스래 묻자

남자는 휴지를 감아놓은 피범벅의 손과

아예 손목이 잘려나간 쪽을 동시에 들어보이며

멋쩍게 웃으며 그리 말했다.

그것에 이치마츠는 뭐라 할 말을 찾지도 못하다가,


"업보라고 생각해...어서 앉기나 해."


"네,네."


결국 구석에서 끌어올린 말 하나를 던지고

조금은 깔끔해진 계단에 앉은

남자의 옆에 주저앉았다.

멍하니 문너머를 응시하기 시작한 남자의 눈은 공허했다.

그것이 거짓이라도 빛날때는 동생들 앞뿐이었다.

이치마츠가 그것을 안지 수개월도 지나지 않았던 일이다.


이치마츠는 그가 그럴때 마다 그저 조용히 눈을 돌리며

그것을 모른체 했다

이치마츠 나름의 '배려'였던것이다.


아득히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문너머의 소리들을 들으며

이치마츠는 잠깐 춥다는 생각을 했다.

무릎을 세워 끌어안고 머리를 파묻으며

아무생각 하기 싫다는듯 웅크린 이치마츠를

남자는 시선을 옮겨 쓸쓸하게 쳐다보았던 것 같았지만,

그것은 환상인듯 붙잡자 마자 사라져 흔적조차 모르게 되었다.

*

커다란 마찰음.

공기를 가르는 소리.

돌아간 토도마츠의 고개와

살의로 빛나는 쵸로마츠의 눈.


"...토도마츠, 너 미쳤냐?"


"하아...?지금 이게 무슨짓이야..

아프잖아, 동정 체리마츠형."


"미쳤냐고 묻잖냐 막내새꺄....

아니...이제 됐다.

이 상황에서도 그 시덥잖은 변명 불러가는거 보니

분위기 파악도 안되는 것 같고,

미친거 맞다고 하자.

그게 서로 한테도 좋을 것 같내."


쵸로마츠의 손이 한번 더 공중으로 올라갔다.

이번에는 뺨 같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확실한 주먹.

막 휘둘려지려던 그 주먹이

토도마츠에게 닿기전에

필사적으로 틀어막은 누군가가 있었다.

주먹을 쥔 손에는 쥬시마츠가,

나머지 팔 한짝에는 카라마츠가 붙어있었다.


"...쥬시마츠, 카라마츠형."


그것에 쵸로마츠가 당황하자

깁스한 팔에 목발을 짚고 아슬하게 서있던 카라마츠가

조금 자세를 고쳐 쵸로마츠의 팔을 더 단단히 붇들고

쵸로마츠보다 더 당황한 목소리로 그를 말려왔다.


"그만...그만해라 쵸로마츠, 나는 괜찮으니까."


"쵸로마츠 형아...."


그에 뒤따르는 동생의 애절한 애원에

결국 쵸로마츠는 작게 한숨을 짓고

상황을 접으려 했다.


".....후우...알았어..미ㅇ,"


"어디가 나쁜데?"


그것을 저지하듯 울분이 담긴 목소리가 들려 오지만 않았다면.

그러지만 않았다면,

거기서 끝날 일....

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