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NangMooN

오소마츠상 소설 냥문 14화

사사리엘 2016. 11. 4. 21:15
주의

-육둥이가 아닌 다섯쌍둥이

-이치만 형제가 아님

-육둥이 전원 인간이 아님

-쵸로오소쵸로 성향 약간있음

-카라이치 아츠토도 전개.

-캐붕 막장 포함.

뭐든 괜찮으신분만!!






눈부신 빛이 눈꺼풀 너머로 들이닥쳤다.

그렇게 이치마츠는 평소보다 기분 나쁜 아침을 맞이했을 태지만

그건 평소의 이야기로 지금의 이치마츠는 사실 그렇게나 증오했던 태양조차도 아름다워 보일만큼

기분이 좋았다.

몇번이나 두근거림에 몸부림을 쳤지만

결국은 기뻐서 참을수 없었던 것이다.

불어오는 서늘한 가을바람조차 기쁘게 느껴진다.

엉킨 털을 바람이 부드럽게 쓸어올렸다.

동시에 목에 걸린 푸른 다이아 목걸이가 살랑인다.

이치마츠는 그런 바람을 잠시 눈을 감고 만끽했다.

그러면 가만 가만 어제의 일이 떠오른다.

달님에게 목걸이를 받은 직후,

흐르던 별의 강에서 별님이 폭포수처럼 쏟아저내렸다.

난생 처음보는 아름다운 광경에 이치마츠가 넋을 놓으면

옆에서 카라마츠가 부드럽게 손을 잡아왔다.

서로의 심장 소리만이 허공을 울리는 정적 끝에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에게--

-읏---!!

거기까지 떠올리고 이치마츠는 귀를 접었다.

솔직히 거의 키스 직전이었지만

자신의 실수로 끝까지 가지도 못하고

데이트 동안 늘 손을 잡거나 쓰다듬을 당하는 스킨쉽 이외에는 일절 없었다.

아..한가지 더.

그 작은발로 걷는것은 안되는 일이라며 이동 내내 카라마츠가 안고 다녔던것도 있었다.

이치마츠는 고개를 붕붕 흔들어

그런 생각을 기억 저편으로 몰아냈다.

더없이 행복하고 따뜻한 기억이었지만

계속 떠올렸다간 자신이 잘못한 일만 생각나

자책감으로 죽어 버릴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작게 배가 꼬르륵 거려오자 이치마츠는 바람을 만끽하던것에서 조금 물러났다.

생각하지않는다고 해도 어느샌가 머릿속에는 달님의 웃는 얼굴이 가득하다.

입가에는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미소가 떠올랐고 이치마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을로 향했다.

평소와 같이 쓰레기를 먹는 나날이라도

오늘이라면, 지금 이런 기분이라면 행복할 것이라고 무의식 중에 확신을 하면서.


그러나 그런 이치마츠와는 다르게 마을은 살풍경했다.

그 전날 저녁부터 불었던 태풍은 밤이 되어 잠잠해 젔지만서도

피해는 제법 컸던것이다.

유리창이 깨지고 울타리가 부서진 집도 있었다.

이틀이 지난 지금도 그 피해는 여실히 남아있다.

사계절이 조금 흐린 편이라도 이런 태풍이 들어닥치는 마을은 아니었기에

몇몇 사람들은 마녀의 저주라며 속삭이고 있었다.

신의 존재를 믿는 마을이니 당연히 마녀의 존재도 있다.

보라빛의 고양이를 거느리며 짙푸른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 드레스를 입은 전형적인 마녀 이야기.

마녀의 수하인 고양이는 마을에 질병을 퍼트리고 재앙을 가저온다는 전설이 있다.

이른 아침이지만 그 화제로 사람들은 마을 입구 근처에 모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있었고

이치마츠는 그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웅성 웅성..

-(..?무슨일 있는건가.)

"그렇다니까요...요즘..너무.."

"확실히..그럼 우선.."

-(뭐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타박..타박..

사정도 모르고 알 필요도 느끼지 못한 이치마츠는 무심하게 그 곁을 지나갔다.

"...!!!!꺄아아악!!!!마녀의 수하에요!!!!!!!"

그러나 아침 공기가 차가워서 잠시 몸을 떨며 멈춰선 순간

자신을 발견한 한 여자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무척이나 시끄러워서 이치마츠는 인상을 조금 쓰고 그 여자를 피하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

퍽--!!!!!

-(어라..?)

하늘이 순식간에 노랗게 변해가더니

이내 붉게 물든다.

뜨거운 무언가가 자신에게서 흘러 나오는것을 이치마츠는 느꼈다.

털석--

보랏빛 몸뚱아리가 허무하게 바닥에 널브러지면

그 몸뚱아리를 친 남자가 앞에 선다.

"저 보라색 털..분명 저주를 내리려고..!!"

"얼마전의 폭풍도 저 녀석의 저주때문일지도 모른다구요!!!"

어지럽고 붉게 물든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보면

여자 두명이 자신을 보며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모습과

자신 앞에 선 남자의 형상이 보인다.

남자가 손에 쥔 몽둥이에서는 검붉은 피가 바닥으로 떨어져갔다.

벗어나야해.

이치마츠는 본능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다리도 꼬리도 목도 전부 움직여 주지않는다.

눈가가 떨려온다.

머릿속에는 어째서?라는 의문만이 맴돈다.

오늘은 모처럼 기분이 좋았는데도.

달님이랑 드디어 만나서,

사랑한다고 들어서-

엊그제는 잠도 못들정도로 그렇게나 발광하고..

어제 밤은 달님이랑..카라마츠랑

평소와는 다르게 만나서..그렇게나 즐겁게..

그런데 어째서...?

자신이 처한 상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이치마츠는 멍한 머리로 생각했다.

아아..신님..

나 같은 쓰레기는 사랑할 자격도 없다는거야..?

이런 쓰레기는 그냥 죽으면 된다는거야?

그런거 평소라면 환영이지만..

아니..이럴때일수록 죽어야 한다는거야?

나 쓰레기니까?

평소에는 언제죽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야 타지않는 쓰레기에 겨우겨우 살아가는 길 고양이일뿐이니까.

그렇지만 지금은 아냐.

미련이 생겨버렸다.

그 이치마츠에게도,

살아갈 기력이 없는 그에게도 미련이 생겨버린것이다.

밝고 푸른, 카라마츠라는 미련이.

-하핫..운명의 신따위..엿이나 쳐 먹어보라지..

환하게 비춰지던 달빛.

그 너머의 달님..

자신을 향해 웃어주던 환한 미소.

자신을 쓰다듬던 손길과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입술.

너무나도 다정하고 아름다운 그 사람..

"저 고양이 목에.."

"이거..다이아몬드 아냐?"

순간적으로 뻗어와 목걸이를 움켜잡으려는 남성의 손을 이치마츠는

거칠게 할퀴었다.

비명소리가 귓가를 찢을듯 울려오는것을 뒤로하고 이치마츠는 달렸다.

자신도 달린다는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달리다

어느샌가 정신을 차려보면 달리고 있는 자신을 자각한다.

뒤에서 시끄럽게 소리치며 쫒아오는 자들과

자신의 심장소리가 뒤엉켜 마구잡이로 귓가를 때렸다

붕 뜬 시야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않는다.

그럼에도 이치마츠는 달렸다.

몸이 기억하는 대로

달리고 또 달려서

어느새 모두를 따돌리고 나서도 이치마츠는 몇번이나 담장을 뛰어넘고

골목을 지났다.

이내 숨이 턱끝까지 치달아 저절로 몸이 무너지면 그제서야 얕은 숨을 빠르게 몰아쉬며 몸을 추스렸다.

낮선 골목길로 들어서면 덜컹이며 돌아가는 환풍기가 보인다.

이치마츠는 마지막 힘을 다해서 그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이젠, 한계--)

바르르 떨리던 눈꺼풀이 힘없이 닫히고

붉은 피가 흙바닥을 축축히 적셔나간다.

마찬가지로 바닥으로 흘러내린 다이아 역시 붉게 물들어 간다.

그럼에도 살아있는 듯

이치마츠는 아직 숨을 내뱉고있다.

미약하지만 끈질기게 필사적으로.

망자의 길을 거부하며 이치마츠는 의식을 잃었다.
.
.
.




한편 심천계,

카라마츠는 날이 밝았으나 아직 잠들지않고 있었다.

침대에 몸을 누이고 이불을 턱 아래까지 끌어올리면

금세 수마의 기운이 덮쳐왔지만

가슴을 죄는 불안에 카라마츠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기분나쁜 욱신거림이 심장을 지배하는듯했다.

그러나 카라마츠는 이유를 알지못한체 그저 얼굴을 찌푸릴뿐이었다.

"왜 이렇게 욱신거리는거지..조금만 참으면 고양이씨를 만날수있는 밤이 오는데,

나의 하트는 아무래도 성급한 모양이군--

조금은 자중하는 편이 좋다 카라마츠여!"

나름의 진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카라마츠는 혼잣말을 하며

이불을 더욱 끌어올려 눈을 감았다

확실히 어젯밤은 판타스틱 어메이징-☆

실수 해버리는건 아닐까 마구 심장이 뛰었던 밤이지만..

너무나도 귀여웠던 고양이씨덕에 카라마츠는 떨리는 와중에도

착실히 데이트를 수행할수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이 떨림은 어제의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럽던 고양이씨 탓에

아직까지 두근거리는것을 불안이라고 착각하는것이라고,

카라마츠는 생각을 정리했다.

심천계의 끝없는 어둠이 방안에 드리워젔지만

그럼에도 카라마츠는 쉬이 잠들수없었다.

"...오늘도 오소마츠의 빛이 보이지않는군."

불안하니 쓸대없는것까지 신경쓰인다며 카라마츠는 웃었다.

언제나 이 어둠사이로 오소마츠의 빛이 흘러들어와서

카라마츠는 평소에 그것을 짜증내고있던 참이었는데도

막상 없으니 허전하게 느껴지는걸까.

아마 표정을 봐서는 그것은 아닌것같다.

카라마츠는 흘러 들어오지않는 빛에 고민했다.

이 불안은 오소마츠에 관한것인가..?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그는 형님이다. 장남으로서의 책임을 알 필요가있다.

이 불안이 빛이 없는 형님에 관한것이라면 안심하게나 마이 하트--

그는 장남이다.

걱정해 주지않아도 돼.

그러니까 지금은 자자.

그저 잠들어 버려서 잊어 버리자.

불안도, 떨림도 전부.

눈을 뜰 때에는 전부 괜찮아 질것이니..

그렇게 눈을 감은 카라마츠는

곧 나직한 숨소리를 내뱉는다.

규칙적인 소리가 공기중으로 흩어져나가지만 카라마츠의 잠든 표정은 결코 좋아보이지 않았다

설령 눈을 떴을때는 불안했던것조차 잊어버릴지라도

그 불안의 사실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인걸까...



.
.
.

"라마츠....!!"

"카라마츠!!!"

...!!!

"오소마츠?!!"

"요옵!안녕해?"

"뭐하는 짓인가.아직 난 잘 시간이라고?"

"뭐 어때서 그래~가끔은 형님이랑 어울려주라?"

"사양하지. 어째서 내가 동생도 아닌 형님이랑 놀아야 하는거지.

장남답게 굴어 오소마츠."

"흐응~너 자꾸 장남답게 라고 하는데 그거 무슨 의미인지는 아는거야?"

"당연한거 아닌가.

장남답게, 즉 동생들을 신경쓰고 진심으로 사랑하며 약한 모습따위는 없는 듬직한 행동을 말하는것이다."

"헤에~그렇구나~그럼 카라마츠가 장남해?"

"...무슨 바보같은 소리인가 오소마츠."

"아니이~나 장남 질려버려서 말야?

카라마츠가 대신 하면 안돼~?"

"웃기지마 오소마츠. 장남은 너다 그 사실 조차 모르는건가?"

"..카라마츠으~너 고양이씨 사랑해?"

"그야 당연히..!!!어이 말 돌리지마!!!"

"미안 미안~근데 진심 궁금해서, 있지 어느정도 사랑해?

얼마나 사랑할수있어?"

"쯧, 바보같은 소리하는군.

당연히 내 목숨따윈 그를 위해 버릴정도로,

그를 위해 죽을때까지 그리고 그후로도다."

"헤에~오케이 오케이!그러니까 고양이씨가 죽을 위기에 처하면 네 핵으로 구하겠다는?"

"당연한 이야기다. 고민할 가치조차 없다"

"오오 헌신적인 사랑~역시 카라마츠구나?

장남 안심하고 맡길수 있겠어 동생들도 그렇게 해주라구?"

"아직도 그 소리를 할거라면 적당히--"

"카라마츠."

"아까부터 뭐가 하고싶은--!!!"

"미안."

"하...?"

"형아가 다 짊어저야하는데...그래야 하는데도....

그러지 못해서..미안해...

너한테 떠넘겨버려서 정말 미안?

하지만..내가 짊어지고 갈수있는것은

짊어지고 갈태니까!

그러니까 용서해주라..응?"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결국 나에게 장남을 넘기겠다는 소리인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놀랍게도 가능하단말이지~"

오소마츠는 씩 웃으면서 카라마츠에게서 등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무심하게 손을 흔들면서

"미안해, 정말--"

사과의 말을 한다.

카라마츠가 의문을 가지고 무어라 말을 하려하면

오소마츠와 있던 공간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카라마츠는 그 물결에 휩쓸려버린다.

숨이 막혀서,

숨을 쉬기위해 급격히 몸부림을 치노라면.

"허억--!!!"

스륵--

의식이 수면 위로 끌어 올려지듯 눈이 떠지고

입으로 가쁜 숨이 내뱉어진다.

갑작스럽게 일으켜진 상체 탓에

이불이 바닥으로 흘러내리면

카라마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꿈..인가..?이상한 꿈이군.

지금은 몇시인거지?"

"으응.."

"...?"

뭐지?

누군가 있는것인가?

...오소마츠?

순간 작게 들려온 신음소리에 반응한 카라마츠는 망설임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 가운대 위치한 간이침대로 걸어갔다.

부드럽고 푹신해 보이는 이불이 먼저 보이고

그 위로는--

"토도마츠?"

토끼씨를 끌어안고 잠이든 토도마츠가 있었다.

"응.."

잠이 쉽게 깨지않는듯 신음하는 토도마츠를 보며

카라마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후..어리광쟁이 브라더로군--"

토도마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안아올려

침대로 옮겨 이불을 잘 덮어준후

자신은 바닥에 떨어진 얇은 이불을 한장 끌고 간이침대에 누웠다.

스크린을 열어도 먹통인것을 보아

아직 자신이 일 할 시간은 아니라고 확신한뒤

카라마츠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두번 다시 그런 기분나쁜 꿈은 꾸지않길 빌면서.


한편 그때에 쵸로마츠는 잠든 오소마츠의 피부를 천천히 쓸어올리며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다.

장남은 결국 하루동안 눈을 뜨지않았다.

가만가만 숨을 내뱉는 장남을 보며

울것같은 기분이 되면

참을수없는 눈물이 천천히 낙하한다.

쵸로마츠가 구름을 가득 풀어 태양빛을 가려 지상에서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오소마츠는 빛나지도 뜨겁지도 않다.

차가운 시체처럼 누워서 창백한 얼굴로 숨만 쉴 뿐이다.

겨우 정신을 차려줬는데도 자신이 또 쓰러지게 만들었다.

좀 더 세심하게...좀 더 상냥하게 다가갔어야했는대.

어제와 변한것조차 없는 생각으로 머리가 아파온다.

작게 한숨을 쉬며 오소마츠의 늘어진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올리는

쵸로마츠의 눈은 어느새 슬픔이 잠식하고있다.

"하아..오소마츠형..."

슥--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헝클였다.

-형아 외로우니까 놀아주라 쵸로마츠~

언제나 밝게 웃던 그의 목소리가 떠오르는듯 했다.

언제나 밝고 환하게 웃던...

하지만 사실은 부서질것같은 자신을 억누르려던 미소였던..

시트를 움켜쥔 손이 하얗게 되어 부들부들 떨려온다.

"오소마츠,

..일어나 오소마츠..."

"오소마츠...!!!"

.....

알고있다.

여기서 감정을 터트려봐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것 쯤은.

알고있는데도..

쵸로마츠는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하루동안 정리하고 정리해도 흩어져서 섞이던 말들이었지만

혹 오소마츠가 깨어났을때 또 말실수 해버리지않도록

머릿속에서 다시 말을 정리한다.

그 말은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
 
"미안해..."

눈을 감으면 자신이 바라봐야할것이 똑바로 보여진다.

"오소마츠..네가..필요해..

사실 난 아직도 네가 무엇에 반응했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만약..만약에 장남따위,라고 한것 때문에 그런거라면

사과할테니까.....

절대 너를 부정한게 아냐..

네가 언제나 웃고있으니까..

그게 네가 부서지는것을 필사적으로 막기 위한 미소라는걸 알았으니까..

그러니까 이제 웃지않아도 된다고 말하고싶었어

내가 곁에 있을태니까..

네가 기댈수있도록 옆에 있을테니까..

무리해서 강한척 안해도 괜찮..다고.."

눈물이 울컥 쏟아져 쵸로마츠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러고보면 단 한번 그 오소마츠가 자신에게

약한 모습을 보인적이 있었다.

언제 였을까.

깊은 밤에 베개를 끌고 함께 자자며 천계로 내려온 그를

자신은 매정하게 내쫒았었다.

어쩌면 소리치고 화냈을지도 모른다.

흐릿한 기억이지만 그 후로 오소마츠는 천계에 오지않게 되었고

지금 되새겨 보면 그때의 오소마츠는 처음으로 약한 표정을 하고있었던것 같다.

쵸로마츠는 이제서야 그 일을 후회하게 되었다.

이제껏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과 그의 미소가 겹치자 쵸로마츠는 결국 참지못하고

소리를 내어 울고 말았다.

"읏--크윽...오소..마츠읏..오소마츠..오소마츠으--!!!"

지금은 불러도 닿지않는 이름인데도

쵸로마츠는 그렇게 오소마츠를 부르며 울고 울었다.

그때에 쵸로마츠의 눈앞이 순간 밝아졌다.

눈부시고 투명한 빛이 환하게 빛나서 쵸로마츠를 투과했다

쵸로마츠가 그것에 고개를 들자

눈을 뜬 오소마츠가 가만히 쵸로마츠를 바라보고있다.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리고 따스한 손이 쵸로마츠의 머리를 쓸어준다

"쵸로마츠으~왜 울고있어?"

"오,오소마츠..."

"응 응~형아 입니다~"

"아..오..소..미안..미안해..나.."

아까 말했던 말인데도 당황한 쵸로마츠는 말을 더듬었다.

뒤죽박죽 섞였던 감정에 기쁨이 흘러 들어왔다

어느샌가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끌어안고있었다.

끌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어 몸부림을 치며 울었다.

오소마츠는 그것에 가만히 웃으며 쵸로마츠를 마주안았다.

"울지마, 쵸로마츠.

너 답지 않다구~?평소처럼 잔소리 하는 편이 너 답다구~응?"

"바보...이런것도..나란말이야..

나 다운게 뭔데..그런거 존재하는게 이상하잖아..

어떤식으로 행동하든..그게 '나'라는건 변하지 않잖아!!!!"

"쵸로마츠..."

"그러니까...그러니까 그만해...오소마츠로 좋으니까..!!!!

장남인 오소마츠가 아니라도

그게 오소마츠라면 좋아하니까..!!!!"

"쵸로마츠."

슥--

"그만, 이제 괜찮아."

네가 더 말해버리면 나 정말 포기 못할것같잖아.

그러니까 그만해.

"오소마.."

"미안해. 이제 그만해도 되니까...

....고마워,쵸로마츠"

그렇게 말하며 웃는 오소마츠는
지금 당장 흩날려 공기와 동화될것 같았다.

쵸로마츠는 무의식적으로 오소마츠를 붙잡은 팔에 힘을 주었다

그러나 오소마츠는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채

단 한번의 손짓으로 쵸로마츠를 여유롭게 밀쳐내고

자신의 아래로 게이트를 열었다

쵸로마츠가 다급히 손을 뻗었지만--

이미 게이트는 오소마츠를 완전히 삼켜버린 뒤였다.